WP “FBI 국장, 브리핑서 확실한 증거 찾아내지는 못했으나 중요한 사실들 확인 밝혀”
  • ▲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맡고 있는 美연방수사국(FBI)은 현재 50여 명의 특수요원들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워싱턴포스트'가 제작한 '이메일 스캔들' 관련 영상뉴스. ⓒ美워싱턴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맡고 있는 美연방수사국(FBI)은 현재 50여 명의 특수요원들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워싱턴포스트'가 제작한 '이메일 스캔들' 관련 영상뉴스. ⓒ美워싱턴포스트 보도화면 캡쳐

    美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버몬트州 상원의원을 압도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에게 새로운 악재가 나타났다. 모두 마무리된 것 같던 ‘이메일 스캔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美‘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이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중요한 정황을 찾아냈다고 FBI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임스 커니 FBI국장이 한 의원에게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조사와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했다”면서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때 자택에다 개인 메일서버를 구축한 뒤 개인용 블랙베리폰과 연동시킨 다음 기밀을 포함한 업무용 이메일을 측근과 주고받은 것이 국가안보 문제가 되는지, 외부에서 힐러리의 메일을 해킹한 적은 없는지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기사에서 “앞서 FBI가 147명의 특수요원을 투입해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은 실수였고, FBI에 따르면 50명이 조금 넘는 특수요원들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별도의 섹션으로 다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관련 보도들에서 힐러리의 잘못된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이에 따르면, 힐러리는 국무장관에 임명된 직후 연방정부에서 제공한 비화(祕話) 전화기 사용을 거부했고, 업무용 이메일 또한 자택 지하에다 별도의 이메일 서버를 구축한 뒤 ‘@clintonmail.com’이라는 개인용 메일로 업무 사항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미국은 연방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하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거수집 등의 명목으로 메일은 정부 서버를 거치는 공무용 메일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힐러리는 “내 지지자와 후원자를 관리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어 연방정부의 권고를 무시했다고 한다.

    힐러리는 또한 국무장관 집무실에서도 개인용 블랙베리 폰을 그래도 사용, 보안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한다. 힐러리의 참모들은 힐러리의 편을 들었다고.

    국무부 보안 관리자들은 과거 러시아 정보기관이 국무장관 집무실 도청을 시도했던 사례를 들며, “개인용 휴대폰은 해킹이 가능하고, 그럴 경우 도청기 역할을 해 대화 내용이 모두 유출될 수 있다”며 사용금지를 요청했지만, 힐러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美감청 보안기관인 ‘국가안보국(NSA)’까지 나서서 힐러리에게 ‘비화 전화기’ 사용을 권유했지만, 힐러리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거절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의 이 같은 보도는 2015년 10월 전까지 힐러리가 “국무부도 개인 휴대폰 사용에 동의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과 정반대의 이야기다. 힐러리의 해명 이후 “그의 이메일 스캔들은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옹호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곤란한 처지가 됐다.

    힐러리가 개인용 메일과 블랙베리 폰을 통해 주고 받은 업무용 메일 분량은 모두 5만 2,000여 페이지에 달한다. FBI는 이 가운데 국가안보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금도 힐러리가 삭제한 메일을 복원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일부 언론들은 “FBI가 공화당의 편을 드는 게 아니냐”며, 느닷없이 ‘이메일 스캔들’ 관련 기사가 나오는 것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반면 힐러리에 반대하는 언론들은 그가 국무장관 시절 일어났던 ‘벵가지 총영사관 습격 사건’ 당시의 문제와 이때 美국무부와 계약하고 현지에서 활동하던 비밀 공작원들의 죽음에 대한 힐러리의 책임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수의 美현지 언론들은 FBI의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수사가 7월 전후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