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여부 추정 '위드마크 계산' 무용지물이창명 혈중 알코올 잔량, 측정기기상 '제로'

  • 지난 21일 경찰서에 자진 출두한 개그맨 이창명의 혈중 알코올 잔량이 측정기기상 '제로'으로 나타나,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서 혈액 샘플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25일 "지난 2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으러 출두한 이창명을 상대로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해당 기기에서 혈류 내 알콜의 잔량이 없는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보다 자세한 검사를 위해 이창명의 혈액 샘플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경찰은 이창명이 지난 20일 오후 11시 30분경 여의도 모처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반파'된 차량을 현장에 방치하고 20시간 가량 잠적한 사실로 볼 때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여 왔다.

    그러나 이날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 기기에서 '알코올 잔량'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 입증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로 보인다.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25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이창명에 대한 혈액검사 결과, 음주 사실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목격자와 동석자 진술 등을 통해 (정황상)음주 사실이 확인될 경우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찰 소환 조사 당시 이창명의 혈중 알코올 잔량이 0%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현재로선 위드마크 역산 자체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남은 수순은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리는 것. 만약 혈액 검사에서 '소량'이라도 알코올 잔량이 검출된다면 위드마크 계산법을 적용해보겠다는 게 경찰의 계획이다. 일단 경찰은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기다린 뒤 형사 입건된 이창명에게 적용할 혐의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현재 이창명은 사고 후 미조치로 입건된 상태. 만약 국과수에서도 음주 사실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이창명은 이대로 검찰에 송치돼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유력해진다.

    참고로 교통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송치된 피의자는 대부분 100만~150만원 정도의 벌금형(약식기소)을 선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명은 지난 20일 오후 1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포르쉐 차량을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창명이 타고 있던 포르쉐는 앞 범퍼가 떨어져 나가고 엔진이 드러나는 등 심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뒷수습'을 매니저에게 맡긴 뒤 사라졌던 이창명은 이튿날 오후 8시경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