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제5차 국제안보회의 개막 연설에서 일침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러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러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러시아 외무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북한 김정은 집단을 향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망상을 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북전략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어 보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차 국제안보회의 개막식 연설을 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을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나타난, 국제사회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북한의 행동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북한 김정은 집단을 향해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시도는 망상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공개적 핵확산 철학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현재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상황 전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한미 양국의 ‘사드(THAAD)’ 미사일 한국 배치와 관련해 “일부 국가들이 이런 상황을 동북아에서 자신들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구실로 삼으려는, 위험하고 비생산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가 한국에 배치될 경우, 지역과 국제안정에 새로운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얼핏 북한이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개발한 뒤 제3세계와 테러조직 등에 판매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6년 들어 발생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사드’의 한국 배치를 이유로 中공산당과 함께 ‘강력한 대북제재’에 반대했던 것에서 태도가 변한 것으로는 평가하기 어렵다.

    러시아나 中공산당 모두 북한을 제재할 능력이 있지만, 이를 사용하는 순간 북한 김정은 집단이라는 ‘對서방 지렛대’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북핵 對 사드’라는 구도를 만들어 서방 진영의 ‘대륙 봉쇄’를 저지한다는 전략은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