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마트 지지 세력, '사법 살인' 주장…""현지 경찰과 충돌, 유혈사태 조짐"

  • 무슬림 국가 가운데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점점 증가 중인 방글라데시. 이곳에서 이슬람 정당 대표가 정부에 의해 처형을 당했다.

    英가디언은 방글라데시 이슬람 정당 '자마트-에-이슬라미(이하 자마트)'의 대표 모티우리 라흐만 니자미(73)가 지난 10일(현지시간) 교수형에 처해졌으며, 이로 인해 그의 지지 세력과 정부 간의 유혈사태 등이 우려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전했다.

    英가디언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자마트 지지자들이 방글라데시 북서부에 위치한 다지샤히市서 현지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고 한다.

    자마트의 지지자들은 정부에게 '사법 살인'을 중단하라고 하며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을 향해 돌을 던졌고, 이에 경찰이 고무탄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정부의 자마트 대표 처형과 관련해 국론이 분열됐다고 한다. 美CNN은 니자미의 사형집행 소식을 접한 현지 주민들이 신발로 그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내리치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반면 마크불 아흐마드 자마트 집행위 대표는 "니자미는 '정치 보복'의 희생자"라면서 정부를 비판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는 공식적으로는 신정 분리 국가이지만, 국민들 다수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우호적이어서 잦은 갈등이 발생했다.

    2013년에는 자마트당 간부인 압둘 카데르 몰라(65)가 사형을 당한 뒤 이에 반발하는 자마트당 지지자들이 유혈사태를 벌여 500여 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이번에 처형된 니자미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친파키스탄 민병대를 이끌고 민간인 집단 학살과 성폭행 등을 저지른 '전쟁범죄' 혐의로 2014년 전범재판소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판결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으며 지난 10일 자정 무렵 교수형에 처해졌다.

    방글라데시 언론에 따르면 니자미의 시신은 그의 아들 나지브 모먼에게 인도돼 고향인 몬포트푸르 마을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10년 설립된 방글라데시 전범재판소는 이번에 처형된 니자미를 포함 10여 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