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 비공개 보고서 "인위적 국회 개편, 역풍 초래 할 수 있어.. 주의해야"
  • ▲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에서 최근 당에 정계개편 등 원내 의석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에서 최근 당에 정계개편 등 원내 의석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해 주목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의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최근 "인위적인 정계 개편 등을 통해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하려 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비공개 보고서가 발간됐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난달 말 '여소야대하 입법 생산성 및 당의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우를 인용하면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1953년 ~ 2000년까지 24차례 연방 의회선거 중 여소야대가 16차례,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에서는 10차례 중 9차례가 모두 여소야대 정국이 나타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여소야대가 20세기 후반에 출현빈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며 "여소야대는 양 극단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원은 '야당과의 공조'를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20대 국회에서는)어떤 법안도 단독으로는 처리할 수 없다. 국회 입법 생산성에 (새누리당이)기여하려면, 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다"라고 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저히 약자의 입장에서 접근해야지, 억지로 '연정' 등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하거나 하려는 움직임은 총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져 불리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당분간은 주도권을 야당에 넘겨주면서 국정 운영의 책임도 3당에 나눠야 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의도연구원의 이런 '저자세 전략' 제안이 '집권여당이 취하기에는 다소 무기력한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른다. 새누리당이 국회에 책임감을 나누는 행동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한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회가 되레 올스톱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 19대 국회에서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지렛대 삼아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식물국회'가 됐다는 점을 상기할 때, 20대 국회에서 협상을 기다리다가는 이보다 더 무기력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히 국회가 20대에 들어서도 계속 교착상태를 이어간다면, 의원내각제 등 개헌론에 불이 지펴질 수 있어 새누리당으로서는 되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필요성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