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가면 춥다? '탈당 리스크'에 새집짓기엔 '머뭇'
  • ▲ 무소속 안상수 의원이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일부 친박계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무소속 안상수 의원이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일부 친박계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난 17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무산 된 가운데, 무소속 안상수 의원과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해 "분당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소속 안상수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여당의 테두리를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잘 마무리를 해서 국민을 행복하게 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상수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비박으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이다. 그는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무소속으로 인천 중구 동구 강화군 옹진군에 출마해 31.87%의 득표율을 받아 당선됐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공천 파동으로 국민한테 실망을 드리고, 결과적으로 제2당까지 추락했는데, 수습과정에서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이런 결과가 되어서 정말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신 못 차리는 친박 일부가 문제"라면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당원들의 뜻에 따라 뽑으면 아마 원만하고 좋은 지도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돼 있는 만큼 비대위를 보강하는 방법으로 전당대회를 치를 때까지 위기를 수습해가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유력 대선후보가 없기 때문에 이렇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그런 점도 있기는 하지만, 어찌 됐든 공천 후유증에서부터 출발한 문제고, 전당대회에서 마무리된다고 본다"고 했다.

  • ▲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했다. 그는 당이 이렇게 된 것에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했다. 그는 당이 이렇게 된 것에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면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국위원회 파행의 책임은 현재 지도부에 있다고 못 박았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장우 의원은 대전 동구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재선 대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16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원점에서 재검토를 요구한 초·재선 의원 20여 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장우 의원은 "전날 전국위원회에 항의의 표시로 안갔다"면서 "지난 16일 정진석 원내대표께 이번 비대위 인사가 지나치게 편중된 인사고 이 인사들로는 당의 개혁이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 정무적인 판단을 잘못해서 선거 승리를 이끌지 못한 모든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면서 "그 당 대표 밑에서 실무책임을 맡은 사무총장이나 가장 최측근들이 당의 지도부를 다시 맡는다는 것은 잘못된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외부에서 중립적인 인사나 계파 색채가 강하지 않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했으면 이런 사달이 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당이 분당되고 그런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면서도 "소신이라는 것으로 포장해 그간 여러 가지 당을 어렵게 했던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당이 어려운 것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표적으로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를 거론했다. 당내 화합을 위해서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비상대책위원들이 정작 유 의원의 입당에만 열을 올리면서 당내 화합을 저해했다는 지적이다.

    안상수 의원과 이장우 의원의 발언은 전국위원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친박과 비박 모두 서로를 '당을 어렵게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분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셈이다.

    실제로 안 의원은 "지금 좀 많이 나가긴 했다"면서도 "사실 민주 정당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적인 구도는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분당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당은 없을 것"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분당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탈당이 선행돼야 하는데, 실제로 탈당을 하는 것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장우 의원은 "당내 구성원 중에 유승민 의원을 빨리 입당하라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며 비박을 압박했고, 안상수 의원은 "친박 일부 중 좀 못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친박계에 공격을 가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4.13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됐지만, 새누리당은 아직도 당을 수습할 사람과 체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도부 공백이 길어질수록 집권여당이 강조해온 국정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누리당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