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제창.. 황 총리-현기환 수석 등은 침묵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뉴데일리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뉴데일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추인 무산으로 위기에 몰린 정진석 원내대표가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뒤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칩거에 돌입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 참석 후 KTX 편으로 서울로 올라오던 도중 갑자기 지역구에 공주에 내려, 당분간 생각할 시간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에서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무산의 의미가 무엇인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전날 새누리당 비대위·혁신위를 추인할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며 친박계의 압박이 거세지자 대응책 마련을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논란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정 원내대표는,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야권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에 태극기를 든 채 차분하게 노래를 따라불렀다.

    우 원내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등은 입을 크게 벌리며 의욕적으로 노래를 불렀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노래를 부르는 내내 태극기를 흔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 여권 인사들도 함께 일어서서 노래를 불렀다.
  • 황교안 국무총리ⓒ뉴데일리
    ▲ 황교안 국무총리ⓒ뉴데일리

    반면 황교안 국무총리는 자리에서 일어서기는 했으나 입을 굳게 다문 채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가요"라는 논란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황 총리가 정부 대표로서 그나마 국체(國體)를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도 황 총리와 마찬가지로 침묵을 지켰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은 이날 황 총리의 기념사 도중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