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위 출신 김종인, '임을 위한 행진곡' 목청껏 제창…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말을 아끼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18일 "정부가 너무 옹졸하게 생각한다"며 뒤늦게 비판에 나섰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6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해 "합창만 허용한다고 한 것은 아집에 사로잡힌 결정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종인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는 동안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옆에 있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두 손을 모아 노래만 따라 불렀던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주장했던 야당 인사들은 "여러분 모두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합시다"라며 제창 분위기를 조성하고는 합창단의 노래에 맞춰 팔을 흔들며 목청껏 불렀다. 

반면 황교안 국무총리는 기립만 했을 뿐 동작도 취하지 않고 노래도 따라부르지 않았으며 현기환 정무수석은 손동작만 취했다. 

김종인 대표는 기념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우리나라의 정치적 자유와 기본적인 인권을 확보하는 데 광주 시민들의 피로서 쟁취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5·18 광주 민주화 정신의 문제"라며 "21세기에 그 정신을 받들어서 경제적 자유를 구가하고 최소한도의 불균형,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데 더민주가 광주정신을 계승해, 이들 문제의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종인 대표의 행보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출신이자 총선 기간동안 논란을 빚었던 '셀프공천' 등으로 인한 호남에서의 반감을 무마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표, 손학규 전 상임고문,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등 차기 야권 대선 잠룡들이 총집결한 자리에서 장단을 맞춤으로써 체면을 지켰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의 중심인 박승춘 보훈처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유족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결국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김종인 대표 역시 행사장에 입장하자 대기하던 시민들로부터 "훈장을 반납하라"는 야유가 쏟아지는 등 한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