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뜨리는 요실금...간단한 수술치료로 90% 효과
  • ▲ 제일병원 서주태 비뇨기과 교수
    ▲ 제일병원 서주태 비뇨기과 교수

    최근 암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실금 질환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배뇨이상을 말한다.

    요실금은 보통 출산 경험과 더불어 골반 근육이 약해진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임신 또는 출산 경험이 없는 젊은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해 요실금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실금 환자의 경우 불편함과 수치심, 사회 활동의 제약이 극심하며 경우에 따라선 정신적인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요실금을 '사회적 암'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5일 오후 <뉴데일리경제>와 제일병원 진료실에서 만난 서주태 비뇨기과 교수는 "요실금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긴 하지만 연령과 출산 이외에도 가족력(유전), 스트레스, 비만, 당뇨, 카페인, 만성기침 등 여러 요인으로도 영향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 그 이유는 가족 간에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물의 섭취를 포함한 생활 습관이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절박성·혼합성요실금으로 구분된다.

    먼저 복압성요실금은 전체 요실금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증상으로 재채기·기침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배에 힘을 주는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지거나 요도 자체의 기능이 떨어져 요도의 닫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반복적인 임신과 출산, 폐경, 비만 등이 원인이다.

    절박성요실금은 평소 소변을 자주 보고 참기가 어려워 화장실 가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방광염과 같은 요로감염이나 약물복용, 중풍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질환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 있다. 혼합성요실금은 복압성요실금과 절박성요실금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 ▲ 제일병원 서주태 비뇨기과 교수
    ▲ 제일병원 서주태 비뇨기과 교수

    서주태 교수는 "요실금은 종류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요실금의 정확한 원인과 정도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중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절박성요실금 환자는 주로 약물·행동치료를 병행하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실금 진단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문진이다. 요실금 발생 시기, 소변이 새는 횟수, 빈뇨감을 느끼는 횟수,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생기는지를 문진하게 된다. 과거 수술병력이나 복용 약물, 출산 형태와 횟수 또한 중요한 상담 내용이다.

    서 교수는 "환자 자신과 가족의 병력, 병의 발생 상황과 증세 등에 대한 문진과 함께 소변 염증검사, 진찰 이 세가지가 중요하다"면서 "그 다음으로 배뇨일기를 통해 소변을 본 시간과 양을 측정, 환자의 배뇨 양상을 보고 최종적으로 방광기능검사로 병을 확진·진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환자에게 자세히 묻는 것인 만큼 문진 시 다소 민망함을 느끼더라도 솔직하게 답변해야 요실금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요실금 검사를 통해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판단하게 된다.

    절박성요실금 치료에는 방광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물로 치료하며 행동치료와 병행했을 때 더 효과적이다. 골반근육운동, 배뇨간격 훈련,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향신료·탄산음료를 자제하는 모든 것이 행동치료에 속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혹은 약물 부작용이 있다면 최근에는 방광내 보톡스를 주사해 치료효과를 보기도 한다.

    복압성요실금에는 요도의 중간부분에 특수테이프(mesh)를 걸어주는 수술법을 적용한다. 배에 힘이 들어갈 때 나타나는 요도의 처짐을 막고 주변 조직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한다. 이전에 요실금 수술을 받고 재발한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서 교수는 "수술은 수면마취 하에 절개를 최소한으로 시행하고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수술 후 2~3일 이내에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수술 후 최소 4주간은 과격한 운동이나 달리기, 등산과 성생활은 피하고 약 2개월 간은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 즉 만성 기침이나 무거운 것을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술 부작용이나 재발 가능성에 대해선 "최근 요실금 수술의 재발률은 5% 미만이며 수술이나 테이프 이물반응에 의한 출혈 감염증도 3% 미만"이라며 "특수테이프를 삽입해 수술한 환자에서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는 반영구적인 시술법으로 재발률은 물론 교체 확률도 낮다"고 밝혔다.


    서교수는 마지막으로 "요실금은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의 대명사로 통한다. 남들에게 말하기 부끄러워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잘못된 정보로 병을 키워 오는 일이 많다"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인 만큼 요실금을 감추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빠른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