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 ‘심판’ 보듯 양측 평가하며 中공산당 정책 당위성 설파
  • 지난 6일부터 中베이징 조어대(댜오위타이)에서 美-中 전략경제대화가 열렸다. 양측은 팽팽한 대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6일부터 中베이징 조어대(댜오위타이)에서 美-中 전략경제대화가 열렸다. 양측은 팽팽한 대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美공영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6일 오전 9시. 中베이징의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는 美-中 연례 전략·경제대화가 시작됐다. 오는 8일까지 열릴 예정인 美-中 대화는 예년과 달리 팽팽한 긴장감과 치열한 대립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中언론과 美CNBC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이 전력·경제대화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 남중국해 관련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하고 대립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포문은 미국 측이 먼저 연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리 美국무장관은 지난 5일 몽골에서 기자회견 중 “中공산당이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려는 것은 지역 안정에 대한 도발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6일에도 “그 어떤 나라로 해양에서 일방적인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국제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中공산당을 비판했다.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란 핵합의式 해결’을 내세우며 ‘제재 후 대화’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 부분에서도 美정부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고 한다. 제이컵 루 美재무장관은 “中공산당 정부 정책 때문에 철강·알루미늄 과잉생산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어지럽혀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과잉생산을 앞세운 저가 공세 때문에 미국인들의 일자리라 사라지고 있다. 중국은 철강, 알루미늄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공세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컵 루 美재무장관은 이 밖에도 中공산당이 외국계 NGO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법률을 가리키며 “NGO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시민사회를 약화시킬 것이 우려된다”고 일침을 가했다고 한다.

    미국 측의 비판에 中공산당도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제츠 中공산당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남중국해 문제는 관련국들끼리 해결할 문제”라면서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해이다. 중국은 영토주권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한다.

    中공산당은 또한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한국이 ‘사드(THAAD)’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대북 제재 보다는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中공산당은 또한 미국의 ‘과잉생산’ 비판에 대해서도 “우리 덕분에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즐길 때는 언제냐”면서 “미국의 과소비 행태가 더 문제”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는 마치 제3자가 된 양 대립각을 세운 美-中 양국 장관들 사이에서 “양국이 서로 대립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는 식의 화법을 폈다.

    시진핑은 “中-美 양국은 2013년 ‘中-美 신형 대국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3년 동안 큰 성과를 얻어냈다”면서 “양국은 역사, 제도, 인민들의 생각 등 각 분야에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은 불가피 하지만 이것이 대결의 이유는 못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은 또한 “아태 지역을 갈등과 대결을 부추기고 확산시키는 장이 아니라 협력의 큰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마치 미국의 ‘선동’에 의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불거진 것처럼 주장했다고 한다.

    美-中 전략·경제 대화가 아직 끝나지 않아 양국 간의 세부적인 대화 내용이나 갈등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큰 주제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中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흘러나오는 외신 보도들을 종합해 보면, 이번 美-中 대화는 양국의 본격적인 대립을 알리는 전주곡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