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일부 기관이 들여온 화학비료, 내각 농업성 넘기라” 지시
  • 최근 북한 내에서는 국가보위부의 월권과 횡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RFA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위부장 김원홍은 탈북자 사이에서도
    ▲ 최근 북한 내에서는 국가보위부의 월권과 횡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RFA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위부장 김원홍은 탈북자 사이에서도 "김정은을 저격할 인물"로 꼽힌다. ⓒTV조선 북한 권력구도 관련보도 캡쳐

    최근 국가보위부의 월권행위와 횡포 때문에 北노동당 간부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내용은 보위부 때문에 북한 농사를 망칠 뻔 했는데 김정은이 개입해 그나마 위기를 넘겼다는 것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지난 5월 중순 ‘일부 기관들’에서 수입한 화학비료를 전부 내각 농업성에 넘길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 ‘일부 기관들’이 국가보위부”라고 전했다. 

    지난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농업성 간부들은 비료 공급이 늦어져 애벌 비료를 제때 주지 못할 것 같아 매우 초조했었다”면서 “중국산 복합비료가 제때 공급돼 한해 농사에서 제일 중요한 애벌 비료주기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보위부 산하 외화벌이 기관은 올해 중국에서 40만 톤의 복합비료를 독점 수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국가보위부는 이 비료를 농업성에 제때 넘겨주지 않아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다 국가보위부가 비료를 각 지방에 있는 보위부를 통해 직접 협동농장에 ‘투명하게 공급하겠다’고 나서면서 北노동당 간부 사이에서는 “국가보위부의 월권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내각이 국가보위부의 월권 행태를 당 중앙에 직접 보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이 비료를 농업성에 모두 넘기라고 지시해 다행으로 제철에 맞게 화학비료를 협동농장에 공급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비료 문제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국가보위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재 노동당 간부층 사이에서 국가보위부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국가보위부는 일종의 경쟁 상대인 ‘인민보안부(한국의 경찰에 해당)’로부터 기동타격대를 넘겨받겠다고 김정은에게 계속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민보안부 간부들이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국가보위부는 2015년에도 인민보안부 소식이었던 ‘109상무’와 ‘대부무역’을 빼앗은 터라 인민보안부 사이에서는 “기동타격대까지 국가보위부에 뺏기면 허울만 남는 사법기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이 소식통은 “국가보위부는 이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지난 4월에는 ‘국가보위부가 외화벌이 기관의 부정부패를 단속, 통제하는 부서를 따로 만들겠다’는 제안서를 김정은에게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김정은이 아직 승인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이야기가 사실일 경우 북한 내부에서 ‘2인자’로 꼽히는 김원홍 국가보위부 부장이 어린 김정은과 그 남매들을 손아귀에 쥐려는 속셈을 가진 것일 수도 있다.

    김원홍 국가보위부장은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北인민군 실세인 황병서의 부인을 붙잡아 고문한 끝에 살해한 적도 있을 정도로 잔인하고 권력지향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한다면, 김원홍과 反김원홍 세력 간의 갈등이 시발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