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캄보디아, 중국 선박 등 한국, 중국 간다 밝힌 뒤 몰래 북한行
  • 지난 6월 20일 中웨이하이 항을 떠나 한국 대산항에 온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북한 남포항으로 간 탄자니아 선적 '갤럭시 1호'의 정보. 이런 꼼수를 부리는 선박이 10척을 넘는다고 '미국의 소리'가 밝혔다.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캡쳐
    ▲ 지난 6월 20일 中웨이하이 항을 떠나 한국 대산항에 온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북한 남포항으로 간 탄자니아 선적 '갤럭시 1호'의 정보. 이런 꼼수를 부리는 선박이 10척을 넘는다고 '미국의 소리'가 밝혔다.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캡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 한국과 미국, 일본, EU 등의 독자 대북제재에 따라 유엔 회원국 선적 선박은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통제받는다. 하지만 일부 선박들이 항해 정보를 속이고 운항 중이라고 ‘미국의 소리(VOA)’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민간선박 운항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 예로 탄자니아 선적 화물선 ‘갤럭시 1호’는 지난 6월 20일 中웨이하이 항을 출발하면서 목적지를 한국 충남 대산 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북한 서해 지역으로 가더니 21일 자정을 넘기자 북한 남포 항에서 30k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자취를 감췄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꺼버린 것이었다.

    지난 6월 5일 中란샨 항을 출발한 캄보디아 선적 ‘아선 3호’ 또한 목적지를 한국 충남 대산 항으로 입력한 뒤 지난 6월 8일부터 21일까지 북한 남포 항을 두 차례 방문한 뒤 지금은 중국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마린 트래픽의 지도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일 북한 남포 항으로 항해한 선박 12척 가운데 실제로 남포 항을 목적지라고 표기한 선박은 3척에 불과했고 다른 9척은 모두 목적지를 허위표기 했다고 한다.

    실제로 시에라리온 선적 ‘롱강 7호’는 中친황다오를 출발하면서 ‘장인 항’으로 간다고 했고, 캄보디아 선적 ‘돌핀 26호’는 中란샹 항으로 간다고 했지만 결국에는 북한으로 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북한 선박들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북한 선적 ‘금강산 호’와 ‘릉라 2호’는 中텐진 항을 출발하면서 각각 영국 바라 항, 불가리아 롬 항을 목적지라고 표시했고, ‘금진강 호’는 출발지와 목적지 모두 롄윈강 항으로 밝혔지만, 실제로는 북한 남포 항으로 갔다고 한다.

    북한 선적 ‘알 살만 호’와 ‘화성 호’는 아예 목적지 정보도 입력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으로 간 선박들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꺼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국제해사기구(IMO)’가 규정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게 ‘미국의 소리’ 측 지적이었다.

    ‘미국의 소리’ 측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 전문가 패널로 활동한 ‘윌리엄 뉴콤’을 인용, “선박들의 목적지 허위 입력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선박의 목적지를 속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 따른 화물 검색 의무를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었다.

    실제 북한 남포 항으로 향한 선박들의 선적, 실제 소속된 국가를 보면 북한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탄자니아, 캄보디아, 중국 등이다. 이들이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AIS 정보를 거짓 입력하거나 아예 꺼버리는 등의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AIS를 꺼버리거나 목적지를 가짜로 입력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미국의 소리’ 측은 “AIS에 선박의 목적지가 아니라 화물 목적지를 명시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이를 어기는 데 대해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