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남중국해 평화 유지해야 미-중 공동이익"…완곡한 거절
  • ▲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지고 미국은 영토 문제에 있어서 중립적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왕이 中외교부장, 존 케리 美국무장관.ⓒ中외교부, 美국무부
    ▲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지고 미국은 영토 문제에 있어서 중립적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왕이 中외교부장, 존 케리 美국무장관.ⓒ中외교부, 美국무부

    중국이 오는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을 앞두고 미국에게 개입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완곡하게 거절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中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中외교부 부장은 존 케리 美국무장관과 지난 6일 전화통화를 갖고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미국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왕이 부장은 케리 장관에게 "현재 중-미 관계는 총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측은 협력을 통해 향후 새로운 강대국 관계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왕이 부장은 오는 12일 PCA의 판결을 앞둔 시점에서의 남중국해와 관련된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왕이 부장은 "소위 남중국해 중재안은 절차, 법률, 증거 등에서 억지스러울 뿐만아니라 실수 투성이"라며 "이로 인해 권한을 넘어선 중재법정은 처음부터 관할권이 없다"고 비판했다.

    왕이 부장은 "이에 법과 사실을 무시한 재판 결과는 당연히 어떠한 구속력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법에 따라 중재 소송에 참여하지 않고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유엔해양법조약'의 엄숙함과 완결성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재 소송이라는 코미디를 끝내라"고 비판했다.

    이후 왕이 부장은 중국의 주권과 권익을 언급하며 미국은 영토 문제에 있어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왕이 부장은 "미국은 영토갈등 문제에서 어떠한 입장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며 언행에 있어서도 각별히 조심하라"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의 이익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이 부장은 "남중국해 중재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중국은 계속해서 영토 주권과 정당한 해양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또한 우리는 꿋꿋하게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역사적 사실 존중'에 기초해 직접적으로 관련 당사국과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 중재안과 관련해 밝힌 중국 측의 입장을 이해했다"면서 "동시에 당사국 모두 냉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케리 장관은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 평화안정을 지켰을 때 공동의 이익이 있다"며 "미국은 당사국들이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이번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미국이 동맹국을 저버리고 남중국해에서 물러서지는 않을 것임을 완곡하게 표현했다.

    한편 지난 5일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발언 및 남중국해 해역에서의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 등 PCA의 판결을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中외교부는 남중국해 논란과 관련해 PCA의 직권남용에 우려를 표하며 이는 국제법 질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