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삐걱거린 '진상조사규명위' 조사 발표…스크린도어 안전 근본대책 안 나올 듯

  • 지난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 수리를 위해 선로 쪽에서 작업을 하던 은성 PSD 직원 김(19)씨가 들어오는 지하철을 피하지 못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서울시는 6월 8일이 되어서야 "구의역 사고 원인 규명을 한다"며 민관 합동으로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용산참사', '세월호' 등과 관련있는 인사들이 참여,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될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는 진상규명위가 2개월 간의 조사를 끝으로 최종 조사 결과를 오는 28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시민 100명을 '선착순'으로 초대해 '시민 보고회' 방식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석을 희망하는 시민은 오는 25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접수 신청을 해야 한다. 

    서울시는 "진상규명위원회는 사고 원인에 대한 시민들의 의혹 및 궁금증 해소와 대책 마련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과를 보고하기로 했다"면서 "질의 및 제안을 받는 '시민보고회' 방식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보고회에는 진상규명위원 15명과 박원순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들이 참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사장에게도 참석 요청을 한 상태지만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진상규명위는 구의역 사고 사망자가 일했던 은성 PSD 관계자에게는 참석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안전 등 철도 전문가들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들이 지하철 안전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을 모아 놓고 ‘결과 발표'를 하는 것에만 ‘구색 맞추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 박원순 서울 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원순 서울 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언론을 통해서나 구의역 사고 관련 내용을 접하는 '일반 시민'들이 스크린도어의 문제점이나 안전관리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과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번 '발표회'에 전문가들을 따로 초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사를 하며 이미 전문가 의견을 수용했다"고 답했다. 

    김지형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은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위해서는 시민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처럼 인명피해가 발생한 '안전 문제' 근절을 위해서는 '시민 공감' 보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특히 구의역 사고는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발생한 세 번째 사고인만큼 철저한 조사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김진형 前대법관을 포함한 15명의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는 28일 진상조사결과 최종 발표 이후 해산된다. 

    진상규명위에 포함된 인사 상당수는 親박원순 인사로 알려져 있어 사고 조사가 성역없이 이뤄질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진상규명위 발족 당시 위원 가운데 스크린 도어 자체의 결함을 밝힐 수 있는 전문가가 한 명 밖에 없어 '전문성' 없는 진상조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다. 

    또한 진상규명위 위원으로 위촉됐던 박진형 서울시 의원이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관련해 거짓보고를 하고 자료를 은폐했다고 주장, 사의를 표해 논란이 생긴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