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논란에 野 "대통령 치마폭에 숨지 말라"… 李 "대통령도 할 말은 해야지"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했던 말에 대해 "하실 수 있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했던 말에 대해 "하실 수 있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 "대통령도 할 말은 해야지 국민을 설득도 못 하게 하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야당이 되레 대통령을 탄압하고 있다는 설명인데, 최경환-윤상현 등 친박 의원들이 공천개입 문제로 곤혹에 빠진 이후 홀로 박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공세를 막아내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비난과 저항에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는 물론 안보 회의에서 하실 수 있는 말씀이고 또 야당은 야당 입장에서 비판 견제를 해야만 바르게 가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무력도발에 관한 안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NSC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면서 "군 최고책임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나아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난에도 굴하지 말아야 한다.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야권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옹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대통령의 NSC 발언은 '우병우 파이팅'을 외친 꼴이다"라 했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우 수석을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 치마폭에 숨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의원은 "우리가 자주 들먹이니까 무디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1945년도 일본에 터뜨린 원자폭탄을 생각한다면 북한에 미사일 실험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안보에 관해서야 정말 여야 또는 지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우 수석 감싸기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해석은 전혀 잘못됐다. 그 자리는 우 수석이 참석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앞뒤로 문맥을 봐도 실제 말의 내용을 봐도 아직은 의혹 단계"라고 규정했다.

    다만 "의혹이 있다면 누구를 막론하고 지휘를 막론하고 거기에 마땅한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받아야 하고 또 그 내용에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의원의 이날 발언은 야권에 공세에 확실하게 각을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을 '호남 출신 당 대표를 향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이 지역민들의 민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어 효과적으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보란 듯 반박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당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되는 당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치러내야 한다. 때문에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대선후보 대신 적극적으로 대야(對野) 전선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