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지뢰밭 포켓몬 사냥 나선 유저에 경고…각국 제재 이유도 다양
  •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 ⓒ뉴욕 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 ⓒ뉴욕 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게임 산업에 돌풍을 일으킨 증강현실(AR) 이용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PokemonGO)'에 대해 세계 일부 국가들이 종교·정치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포켓몬 고가 미국 CIA의 정보 수집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뉴욕타임스(NYT) 20일(현지시간) 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성직자 모임인 이슬람 원로위원회는 포켓몬 고를 금지하는 종교칙령(파트와)을 내렸다고 한다.

    이슬람 원로위원회는 앞서 2001년 포켓몬 비디오 게임과 카드놀이 또한 "다신교를 연상시키므로 우상숭배에 해당한다"는 이유와 "이슬람 율법이 금기시하는 도박적 요소"가 있다고 해석, 금지시킨 바 있다. ‘포켓몬 고’에도 이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는 모스크, 쇼핑몰, 유전시설 등에서는 포켓몬 고 게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발표했고, 이집트도 AR에 포함된 사진과 비디오가 해외로까지 공유되면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 포켓몬 고를 금지하려는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포켓몬 고'를 비판하는 나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러시아. 러시아는 美중앙정보국(CIA)이 다른 나라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포켓몬 고를 개발했다는 음모란까지 나돌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매체 '카테온'은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앤틱의 설립자 존 한케가 과거 CIA가 설립한 벤처 투자업체인 인큐텔(INQUTEL)에서 자금을 지원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한 러시아 국회의원은 포켓몬 고가 “최첨단 전쟁에 활용되는 증강현실에서 미국에게 유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촬영 정보가 첩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앤틱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게임은 간접활동과 무관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 ⓒ포켓몬 고 사이트 화면 캡쳐
    ▲ ⓒ포켓몬 고 사이트 화면 캡쳐


    1990년대 내전 이후 여전히 12만개의 지뢰가 남아 있는 '보스니아'는 안전 문제로 포켓몬 고를 금지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포켓몬 고 사용자들은 보스니아 지뢰 매설 지역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결국 보스니아의 지뢰 제거 자선단체인 ‘포사비나 베즈미나(Posavina Bezmina)’가 포켓몬 고 사용자에게 “지뢰 경고 표지판을 주의하고 모르는 장소에는 가지 말라”는 당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와 이스라엘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 고’를 금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 프랑스인이 포켓몬을 잡겠다며 군 기지에 무단 침입,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군과 경찰, 대통령 궁 등 주요국가시설 주변에서는 '포켓몬 고' 금지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또한 최근 '묻지마 테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때문에 군기지와 주요 공공기관 등의 위치가 노출될 수 있다며 포켓몬 고 게임을 금지했다고 한다. 

    한편 터키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직사광선이 강하게 내리쬐므로 포켓몬 사냥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각 나라별로 다양한 이유 때문에 '금지령'이나 '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포켓몬 고’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2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일본이 전 지역에서 정식으로 '포켓몬 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제는 세계 36개국에서 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