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레 치중하느라 '전시예비물자 탕진…北 간부들, 김정은 지도력 의심"
  •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의 무용론을 과시하기 위해 전시예비물자를 탕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음악인 '미제가 덤벼들면 죽음을 주라'의 선전 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의 무용론을 과시하기 위해 전시예비물자를 탕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음악인 '미제가 덤벼들면 죽음을 주라'의 선전 영상 일부.ⓒ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의 대북제재가 효력이 없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이전까지는 절대 손 대지 않던 '전시예비물자'까지 탕진하며 겉치레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미 '4호 창고'와 '50호 사업소'에 보관돼 있던 휘발유와 경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당국이 지난 4월 전시예비물자를 보관하는 '4호 창고'의 휘발유와 디젤유를 농업부문에 먼저 돌려쓰라는 지시를 내려 현재 市·郡들에 있는 전시예비물자 휘발유와 디젤유는 바닥이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각 도소재지들에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들도 인민군 군수동원총국 산하 '50호사업소'에 보관됐던 전시예비물자인 시멘트와 철강재들로 건설하고 있다"며 "'50호사업소'에 보관했던 휘발유와 디젤유도 상당량 소비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런 현상을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있어도, 자신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끄떡도 안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예비물자까지 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지 당 간부들은 잘 알고 있다"며 "전시예비물자까지 모조리 축낸다면, 향후 김정은 체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간부들조차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정은이 이처럼 겉치레에 급급하고 있는 동안 대북제재 이후 북한에서는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배로 뛰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市 장마당들에서 지난 2월까지 휘발유는 kg당 중국인민폐 3.5위안(한화 약 590원), 디젤유는 kg당 2.6위안(한화 약 439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8일 기준 혜산市 장마당에서 휘발유와 디젤유는 kg당 각각 7위안(한화 약 1,182원), 5위안(한화 약 844원)으로 2배나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유엔 대북제재가 시행된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배로 뛰었는데, 특히 양강도의 경우 북한이 김일성의 성지로 선전하는 삼지연군 개발을 선포한 지난 10일 쯤부터 가격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삼지연군 개발 사업에 동원되는 '백두선군 청년 돌격대'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물자의 운송을 양강도 당위원회가 책임질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있었다"며 "중앙의 지시가 있은 후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