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디자이너 참여, 6개월~1년 작업…많게는 1억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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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개관했을 때 운영하기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하루 평균 1천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그레뱅 뮤지엄을 찾고 있으며, 연간 20만명 정도가 방문했다. 2017년은 일일 관람객 1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인들의 모습을 본떠 만든 밀랍인형 박물관인 그레뱅 뮤지엄이 한국에 상륙한지 1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7월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입성한 그레뱅 뮤지엄은 프랑스 파리, 캐나다 몬트리올, 체코 프라하에 이어 전 세계 4번째로 선택됐다. 1882년 파리에서 시작한 그레뱅 뮤지엄은 전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갖춘 도시를 선별해 박물관을 개관하고 있다. 

    '그레뱅'은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풍자 만화 작가로 유명한 알프레드 그레뱅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레뱅은 프랑스 일간지 '르 골루와'의 편집장이던 아르튀르 메이에르와 에펠탑과 극장을 운영하던 가브리엘 토마스와 힘을 합쳐 밀랍인형 박물관을 세웠다.

  • 김용관 그레벵 코리아 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세대 한류스타부터 차세대 한류스타까지 모두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류스타 밀랍인형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나라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인 밀랍인형이 37%로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울시 등록문화재 238호(2006년)로 지정된 서울시청 을지로 별관에 위치한 그레뱅 뮤지엄은 지상 4층, 연면적 약 4,400㎡)규모의 공간에 15개의 테마별 전시공간과 8개의 인터랙티브 체험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와 그레뱅의 뮤지엄 건물임대 계약 기간은 20년이며, 노후된 건물이라 당시 리노베이션을 하는 데 30~40억원, 직접 투자한 비용은 190억원이 넘게 든 것으로 알려졌다.

    밀랍인형은 셀러브리티의 정보 수집부터 실측, 조각, 주조, 채색, 인모 이식 등 여러 가지 작업들을 거친다. 벌꿀밀랍과 레진으로 조각을 완성한 후 50만개 이상 인모를 이식하고 실제와 같은 모습을 위해 주근깨, 상처, 점 등 세밀한 부분을 재현한다. 

    이후 유명인사들이 실제로 착용하던 의상을 기부 받거나 직접 제작해 입히면 작업이 마무리된다. 완성된 밀랍인형은 전문 아티스트가 매일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헤어 스타일링을 하는 등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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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관 대표는 "하나의 밀랍인형을 완성하는데 조소가, 인공 보철 전문가, 헤어 이식사, 메이크업 전문가, 코디네이터 등 15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며, 보통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린다. 비용은 최소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정도가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아트리스 크리스토파리(Beatrice Cristofari) 제너럴 매니저는 "밀랍인형에 사용되는 재료는 자연적인 것이다. 인형은 벌꿀 밀랍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적인 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레뱅 뮤지엄은 마릴린 먼로,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 등 해외 유명인사를 비롯해 싸이, 비, 지드래곤, 배용준 등 한류스타와 김연아, 박찬호, 박지성 등의 스포츠 스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역사적인 인물에 이르기까지 총 80여 구의 밀랍인형을 각각 테마에 맞게 전시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한류우드'는 외국인 관람객에게 최고의 인기 장소로 생동감 넘치는 음향 효과와 함께 김수현, 박신혜, 이민호 장근석, 현빈의 밀랍인형을 만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 버락 오바마, 반기문 UN 사무총장 등 세계의 지도자들을 볼 수 있는 '대통령 전용기' 공간은  특수 스피커를 활용한 벽의 울림 때문에 실제 비행기를 탄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김 대표는 "예능인 최초로 유재석 씨의 밀랍인형을 현재 프랑스에서 제작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말에 전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밀랍인형 대상자를 섭외할 때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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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8일 선보인 '울랄라파리(Oh! la la Paris)' 특별관에는 에펠탑, 몽마르뜨 언덕, 세느강 등 파리를 상징하는 명소가 트릭아트로 구현돼 있다. 특히, 영화 '레옹'으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장 르노의 밀랍인형이 노천카페에 앉아 있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8개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존은 3D 스캐닝, 비디오 게임 등 쌍방향 체험이 가능하도록 곳곳에 마련돼 기존 박물관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밀랍인형이 전시된 곳에서는 영화 '오션스 13'의 한 장면처럼 직접 룰렛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교실처럼 꾸민 '세기의 천재들' 공간에는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과 함께 각 책상에 놓여진 태클릿 PC를 통해 이들이 내는 다섯 문제를 풀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레뱅 뮤지엄은 지난 22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초청해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박찬호의 강연은 재능기부로 이뤄졌으며, 그는 자신의 도전과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도전의 가치,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노력의 소중함을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특강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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