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공개한 美민주당 DNC 이메일 1만9252건 관련 '음모론'
  •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7월 31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美민주당 DNC를 해킹한 배후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푸틴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美폭스뉴스 선데이 영상 캡쳐
    ▲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7월 31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美민주당 DNC를 해킹한 배후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푸틴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美폭스뉴스 선데이 영상 캡쳐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6년 美대선 본선 레이스가 초장부터 ‘비방전’ 형세를 보이고 있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후보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7월 31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美민주당 지도부와 대선 캠프를 해킹한 것은 러시아 정보기관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방송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美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 많은 이메일이 유출됐으며, 도널드 트럼프가 이를 공개되도록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지한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또한 “이번 해킹은 미국의 대선과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이라는 심각한 이슈를 야기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힐러리 클린턴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7월 22일 ‘위키리크스’가 美민주당 DNC 지도부 인사 7명이 주고 받은 이메일 1만 9,252건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메일에는 美민주당 지도부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따돌리고 힐러리 클린턴을 당선시키기 위해 모의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美민주당 지지자와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큰 논쟁이 일어났다.

    이후 美민주당 지도부는 지지층의 반발을 돌리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가 “러시아가 힐러리의 이메일을 해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과 도널드 트럼프를 지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2015년 12월 도널드 트럼프를 극찬하며 “그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점, 트럼프의 과거 발언 등을 정황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푸틴 밀약설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힐러리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사실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IT보안 전문가들이 러시아 측의 해킹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점, 美민주당 전당대회 하루 전에 지도부의 이메일이 폭로됐다는 점 등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美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DNC 지도부 해킹 사건’ 수사에 착수한 만큼 그 배후에 대한 결과가 대선 레이스 도중 나오면,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