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평양 인민보안부, ‘낙서’ 신고 받고 출동한 뒤 현장 투입된 근로자들 조사 중
  • 최근 北평양 여명거리에서 김정은 집단의 '속도전'을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2015년 초에는 김정은을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된 바 있다. ⓒ2015년 북한 낙서 관련 MBC 보도화면 캡쳐
    ▲ 최근 北평양 여명거리에서 김정은 집단의 '속도전'을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2015년 초에는 김정은을 비난하는 낙서가 발견된 바 있다. ⓒ2015년 북한 낙서 관련 MBC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은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에도 주민들을 ‘속도전’에 내몰며 괴롭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평양 ‘여명거리’ 건설 공사는 주민들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명목이다.

    이런 가운데 평양 ‘여명거리’ 건설현장에 김정은과 노동당이 제창한 구호 ‘평양속도’를 조롱하는 낙서들이 여러 차례 발견돼 북한 인민보안부(한국의 경찰에 해당)가 발칵 뒤집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평양 여명거리 건설현장에 정치적 색채가 있는 낙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면서 “수사에 착수한 평양 인민보안부가 근로자들에게 ‘모든 낙서행위를 엄벌에 처한다’는 경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여명거리에서 발견된 낙서 가운데는 ‘돌격대는 마약대’ ‘평양 속도는 마약 속도’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김정은의 지시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당 간부들이 근로자들에게 공공연히 마약을 제공하고 있는 사실을 폭로한 내용이라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여명거리에서 낙서가 발견된 날짜는 지난 7월 27일로, 용남산 지구 입구에서 평안북도 여단이 건설 중인 ‘원룸(북한에서는 기숙사형 주택이라 부름)’ 1층이었으며, 현장에는 빈 술병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고 한다.

    이 낙서에 대한 신고를 받은 평양 인민보안부는 즉각 현장에 출동해 술병, 담배꽁초 등을 회수해갔고, 평안북도 여단 돌격대원들에게 “낙서한 사람 자수하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나도 그런 소식을 들었다”면서 “대단한 정치적 사건도 아닌데 괜히 신고해 사람을 잡으려는 것 때문에 주민들 모두 낙서 내용을 신고한 돌격대 간부들을 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 측에 “보통 건설현장이나 공동변소 같은 곳에는 추잡한 내용의 낙서가 많다”면서 “정치적 색채가 있는 낙서라 해도 김정은과 노동당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면 내부적으로 조용히 덮고 지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난 3월 양강도 삼수군 보성리에서 김정은을 혐오하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돼 지역 주민들이 필적조사를 받느라 한동안 고생했던 사실을 전하며 “때문에 당 간부들도 웬만한 낙서 정도는 그냥 덮어버린다”고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건설현장의 낙서 몇 개 발견했다고 경찰을 총출동시켜 주민들을 괴롭히고 “낙서를 하면 엄벌에 처한다”고 엄포를 놓는 김정은과 주변 집단들의 모습을 보면, 아직 사춘기를 채 지나지 않은 ‘중 2병 환자’ 수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