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8만여 갑, 삼성전자 LED TV·에어컨 등 2억 3,400만 원 상당
  • 방글라데시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TV와 에어컨, 담배 수만 갑을 밀수하다 현지 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방글라데시 세관에 적발된 북한 밀수품들.ⓒSBS중계영상 캡쳐
    ▲ 방글라데시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TV와 에어컨, 담배 수만 갑을 밀수하다 현지 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방글라데시 세관에 적발된 북한 밀수품들.ⓒSBS중계영상 캡쳐

    삼성전자 TV·에어컨과 담배 8만여 갑 등 2억 3,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밀반입하려던 북한 외교관이 방글라데시 세관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지난 4일 방글라데시 일간 '프라티딘'과 현지 외교소식통을 인용, 방글라데시 세관 조사정보국(이하 CIID)은 북한 대사관이 말레이시아로부터 들여온 컨테이너를 조사해 외국산 담배 8만여 갑, 삼성전자 LED TV·에어컨 등 21만 달러(한화 약 2억 3,400만 원) 상당의 미신고 물품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CIID는 지난 2일 북한 대사관이 들여온 컨테이너 가운데 하나에 신고되지 않은 물품이 들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북한 대사관은 현지 세관에게 적발되기 전 "컨테이너에는 의료물품과 식료품이 담겨있다"고 거짓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CIID는 북한 대사관의 거짓말에 드러남에 따라 다른 컨테이너 두 개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컨테이너에는 롤스로이스·BMW 등 미신고 차량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세관 관계자는 '프라티딘'에 "비엔나 협약에 따라 외교 수하물을 검색해서는 안 되지만 불법 사실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있을 때에는 검색할 수 있다"면서 "북한 외교관들은 종전에도 금괴 27㎏과 주류 등을 불법으로 들여와 밀매하다 적발된 바 있다"고 밝혔다.

    압둘 하산 초우드리 前방글라데시 외교장관도 '프라티딘'에 "북한이 외교관의 특권을 규정한 비엔나 협약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어느 나라 공관도 주재국에서 상업적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프라티딘'은 방글라데시 주재 북한 대사관의 한선익 1등 서기관 등 외교관 6명이 이번 밀수 뿐만 아니라 불법의약품과 성인용품 밀수, 돈세탁 등에 관련됐다고 전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에서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다 현지 당국에 적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3월 다카 주재 북한 대사관의 손영남 1등 서기관은 27kg 상당의 금괴를 밀반입하려다, 공항에서 적발돼 추방됐다.

    5월에는 북한 외교관들이 모잠비크에서 전 세계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코뿔소 뿔 밀거래를 시도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붙잡혀 추방됐으며, 10월에는 쿠바산 시가를 브라질로 밀수하려다 적발돼 브라질 당국에 의해 쫒겨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