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용사 등 10만명 청원서, "공화당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천명하라" 반발
  • ▲ 미국 공화대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 미국 공화대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트 트럼프가 자신을 비판한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존 메케인 상원의원을 지역 경선에서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꿨다. 

    잇단 '망언'으로 그의 지지 기반으로 꼽히던 참전 용사와 군인 가족의 표심이 흔들리는 등 입지가 좁아지자 공화당 지도부에 '항복' 선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가 CNN과 AP 통신을 인용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라이언 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 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친구로서 그런 것이지 진정한 변화를 위한 승리를 향해 함께 노력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우리의 공동 미션을 위해, 나는 우리의 하원의장 폴 라이언을 지지하고 지원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그는 좋은 사람이다. 우리는 몇 가지 문제에서 의견이 다를지 몰라도, 대부분은 일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의 '무슬림 비하' 발언을 비판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과 켈리 에이욧 상원의원(뉴햄프셔)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과 공직에서 우리 나라를 위해 일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매우 존경한다"며 "그의 재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라이언이 나의 지지를 바라고 있지만, 현재 깊이 생각해 보고 있다"며 라이언에 도전한 폴 넬런이 "선거운동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라이언 등 공화등 지도부와 신경전을 중단한 것은 최근 자신의 '발언' 으로 지지세력의 이탈이 생기는 등 곤혹을 치른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재회 마지막 날인 지난 7월 28일 클린턴 지지 연사로 나선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르즈 칸에게 '망언'을 쏟아냈다. 

    키르즈 칸은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하다가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아들 후마 윤의 아버지로 당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비판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무대 위에 있던 키르즈 칸의 부인이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결국 트럼프의 막말에 그의 지지 기반으로 알려진 '참전용사와 군인 가족'이 들고 일어났다. 

    <서울신문>이 인용한 가디언 보도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진보적 시민단체 '무브온'의 후원들 받은 일부 참전용사는 4일(현지시간)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집무실을 찾아가 참전 용사 및 그들의 가족과 일반 유권자 등 10만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전달했다. 

    청원서에는 "공화당 지도부는 즉각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트럼프가 최고사령관(대통령)의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천명하라"고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