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냐?" 기보배 아버지 맹비난


  • 모델 출신 배우 최여진(사진)의 모친이 올림픽 양궁 사상 첫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는 기보배를 "XXX"이라고 욕하며 '대놓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모친 정OO씨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보배의 부친이 과거에 '기보배가 보신탕을 먹은 날이면 경기 성적이 좋다'고 언급했던 인터뷰 기사를 가리키며 "XX이 미쳤구나. 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냐? 잘 맞으면 너도 XX도 드시지"라는 막말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얼짱궁사 기보배 보신탕 먹으면 잘 맞아요. 죄송하고요. 무식해 보이지만 욕 좀 할게요. XX이 미쳤구나. 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냐? 잘 맞으면 너도 XX도 드시지. 왜 사람 고기 좋단 소린 못 들었냐? XXX에 XXX. 네 속으로만 생각하고 먹어라.


    해당 글이 논란을 빚자 정씨는 이튿날 "일단 기보배 선수에게 한 지나친 발언은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정씨는 "발언 당사자가 아닌 기보배 선수에게는 미안하지만, 국가대표의 부친이 개고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킨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먼저 기보배 선수에게 지나친 발언은 사과합니다. 저도 기선수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인스타에서는 모르시지만 이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모두 생각하는 일은 먹는다는 것에 초점이 아니라 국가대표가 한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킨다는 거죠. 제가 한국으로 오자마자 유기견이며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이유입니다.

    외국으로 나가면 다 애국자 되죠. 제가 개를 많이 키우고 있으니 너네나라 사람들은 개도 먹는다면서? 그것도 두들겨패고 불에 그을려서? 너무 창피하고 모욕스러웠습니다.

    최소 국가대표나 국가선전을 위한 사람 만큼이라도 말을 조심해야죠. 제 말 과한 거 압니다. 어떤 댓가가 오더라도 전 똑같은 마음이며 단지 기선수 아버님께서 한 말씀이라니 기선수한테 사과합니다.


    정씨의 '디스 글'과 '사과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런 천박한 막말을 할 수가 있나?" "진짜 진심으로 화난다" "자기 딸이 그런 소리를 들으면 어땠을지 생각해봐라"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한테 할 소리가 따로 있지" "쌍욕에 인육 드립도 모자라 자기 애미 애비를 먹으라니. . 이게 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같은 댓글로 정씨를 강하게 비난했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결국 정씨의 딸인 최여진이 나섰다. 어머니의 '기보배 디스 글'이 공개된 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던 최여진은 8일 다시 인스타그램을 공개로 전환한 뒤 장문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최여진은 "저희 어머니가 SNS를 통해 게재한 글이 국가대표 양궁선수 기보배 씨와 기보배 선수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여진은 "자신의 모친이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정적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당신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려 했던 게 가장 큰 잘못인 것 같다"며 "우연히 기 선수의 기사를 보고 앞뒤 생각없이 SNS에 감정을 분출하는 일이 많은 분들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던 저의 어머니의 짧은 식견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최여진은 "어머니가 기보배 선수를 지목해 쓰신 글과 사과문까지 뒤늦게 보고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기보배 선수와 선수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숙여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자필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최여진이 올린 자필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최여진입니다.

    7일 저희 어머니가 SNS를 통해 게재한 글이 국가대표 양궁선수 기보배 씨와 기보배 선수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채식주의자가 아닙니다. 육식을 하고 있고, 한편 애견인이기도 합니다. 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며 사람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감정적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어머니가 당신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려 했던 게 가장 큰 잘못인 것 같습니다.

    우연히 기 선수의 기사를 보고 앞뒤 생각없이 SNS에 감정을 분출하는 일이 많은 분들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던 저의 어머니의 짧은 식견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어머니가 기 선수를 지목해 쓰신 글과 사과문까지 뒤늦게 보고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먼저 가장 집중해야 할 시기에 혹여 기 선수가 이 글을 보거나 전해 듣지 않을까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저 역시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글을 삭제하라고 했지만 확산 속도는 더욱 빨랐습니다.

    기 선수가 혹시 영향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해 경기 전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늦게 이런 말씀 드리는 것도 면목이 없지만, 부디 기 선수가 저희 어머니 때문에 더 이상 큰 상처를 받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이번 일로 어머니와는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머니께는 한 마리 한 마리 자식같은 애견이지만, 기분만큼이나 누군가에게 소중한 대상을 향해 짧은 글로 폭력을 남겨 용서 받기 어려운 똑같은 상처를 입힌 것이라 충분히 설명했고, 이에 대해 어머니는 뒤늦게 나마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이해와 관용의 무지에서 비롯된 어머니의 큰 잘못에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대화를 좀 더 일찍 나누지 못했던 제게도 책임을 물어주시길 바라며, 기 선수와 기 선수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