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강원도 평창 소재 모텔서 목매 숨진 채 발견레슬링협회 횡령비리 조사 받으며 '심리적 압박' 시달려


  •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를 따는데 그친 대한민국 레슬링이 전·현직 협회 관계자들의 횡령 비리 사건으로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경찰은 올림픽 개막 직전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들이 수년간 30억여원을 횡령했다는 첩보를 전해 듣고, 협회 회장은 물론 전·현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이 공식 후원을 중단한 뒤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레슬링협회는 수년 전에도 각종 비위(非違) 사건으로 협회 임원들이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전직 회장은 이미 수억원대의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

    이와중에 횡령 혐의로 내사를 받던 레슬링 후보팀 국가대표 감독 김OO(50)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지난 24일 낮 12시 30분경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의 한 모텔에서 레슬링 주니어 국가대표 감독인 김OO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5일 밝혔다.

    숨진 김씨는 지난 22일 전지훈련을 위해 코치진과 선수 30여명을 이끌고 평창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김씨와 함께 모텔에 머무르던 코치들은 점심 시간이 지나도 김씨가 나오질 않자 김씨의 방으로 향했는데, 아무런 인기척이 없고 문까지 잠겨 있어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조대와 함께 모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 객실 완강기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김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시사주간지 '일요시사'는 25일 "한 익명의 레슬링 관계자로부터 김씨의 '유언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내용을 들어보면 김씨는 협회 관계자들이 자신에게 횡령 비리를 덮어씌운 것이 억울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공개된 유언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경찰과 (레슬링협회)관계자들이 모두 짜고 자신으로 하여금 (횡령 혐의)조사를 받게 해 유도신문에 다 넘어갔다"며 "사실은 OO체육사, 김OO 국장, 김OO 차장 등이 잘못을 저질렀는데 자신이 다 덮어 쓰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래는 일요시사가 공개한 김씨의 녹취록 전문.

    저는 김OO이라고 합니다. 경찰과 김OO 국장, 김OO 차장, 이OO 등이 모두 짜고 저를 조사를 받게 하여 유도신문에 다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사실 잘못한 사람은 그 사람들인데, 제가 다 모든 것을 바가지 쓰게 생겼습니다.

    매트도 OO체육사, 김OO 국장, 김OO 차장 등이 다 해먹고, 저한테 다 덮어 씌웠습니다. 저는 오늘 음성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려고 합니다.

    정말 나쁜 사람들 아닙니까? 검사님이나 판사님들, 그런 사람 좀 잡아서 어떻게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너무 억울합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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