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출판물 보내주고 고국 무상 관광까지 시켜줘…최근에는 “돈 내놓으라” 강요만
  • 최근 중국 거주 북한주민들(조교들)에 대한 北당국의 통제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소(RFA)'이 조선족 소식통들을 대상으로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내 거주 중인 북한인들이 2014년 2월 김정은 생일에 맞춰 열린 추모식에 가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근 중국 거주 북한주민들(조교들)에 대한 北당국의 통제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소(RFA)'이 조선족 소식통들을 대상으로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내 거주 중인 북한인들이 2014년 2월 김정은 생일에 맞춰 열린 추모식에 가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 거주 중인 중국인들도 있지만, 중국 내에 거주 중인 북한 주민들 수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에서는 중국에 사는 북한인들에 대한 北당국의 통제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8일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인들에게 북한 당국이 주는 혜택은 별로 없는 반면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 당국 지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中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 보도를 보면, 중국인들은 자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을 ‘조교’라고 불렀다.

    연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한때 ‘조교’들에게 정기적으로 북한에서 만든 신문, 잡지, 화보 등 출판물을 제공하고 계절에 따라 북한의 명승지를 무상 관광하도록 하고, 중국과의 교역에 우선권을 주거나 중국 현지에서 행사 등을 갖는 등 ‘조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관심을 쏟았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이 같은 혜택을 주는 대신 ‘조교’들에게 요구한 것은 탈북자들을 신고해 북송시킬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때문에 탈북자들은 ‘조교’를 밀고자 집단으로 보고, 이들을 피해 다녔다고 한다.

    연변 소식통은 ‘조교’들의 행태에 대해 “굶주림을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고국 주민들을 색출해 신고하는 조교들에 대해 중국인들조차 ‘피도, 눈물도 없는 족속들’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교’들 또한 탈북자를 신고하거나 색출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집단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요즘 ‘조교’들 사이에서는, 조국의 방침이라면 北당국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던 예던의 태도와 달리 행사, 모임에서 북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는 中산둥성 라이市 조선족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中산둥성 조선족 소식통은 “최근 심양 北총영사관에서 관할 지역 ‘조교’들에게 ‘건설지원금’을 내도록 호소하고 있는데, 이것이 호소를 넘어 강요에 가깝기 때문에 ‘조교’들이 대놓고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경제난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만 열중하면서 ‘조교’들에게 각종 건설자금을 부담시키자 ‘조교’들은 북한 국적 포기라는 강수를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조선족 소식통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의 ‘대북 휴민트’ 능력 강화에 매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조교’를 통해 북한 김정은이 각지에서 벌이는 ‘김정은 업적선전용 건설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식으로 북한 내부의 상황을 보다 상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