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국민의당은 호남당, 집권할 거라 호남서 생각 안해"30일 문-안 부산에서 만나… 이번엔 당사자끼리?
  •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3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호남인들 가슴 속에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버리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 이전에 문 전 대표는 아마 가슴 속에서 거의 지워버린 상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3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호남인들 가슴 속에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버리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 이전에 문 전 대표는 아마 가슴 속에서 거의 지워버린 상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호남을 둘러싼 두 야당 간 신경전이 거세다. 내년 대권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로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사수하려는 자와 되찾으려는 자, 두 대권주자의 호남민심 쟁탈전은 최근 대리인 간 격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유성엽(3선·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30일 "호남인들 가슴 속에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버리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 이전에 문 전 대표는 아마 가슴 속에서 거의 지워버린 상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지난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지지를 놓고 했던 은퇴약속을 거론하며 "지금 거기에 대해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호남이 그때 지지했다고 보는 건지, 지지하지 않았다면 그때 그 말을 어떻게 책임질 건지에 대한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만 갖고도 안 되는 일이지만, 호남을 배제한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PK(부산·경남) 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은 과거에 본인이 한 말도 있어서 그런지, 좀 어긋나는 모습이나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에도 안 나가고 정계 은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더민주가 호남 28석 중 3석, 특히 광주에서는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호남 민심이 나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바꾼 채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 외의 지역에서 활동을 넓히고 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기 시작했고 이날 오후 부산을 찾는 등 영남 민심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 했던 약속에 대해선 끝내 일언반구(一言半句 ) 사과도 없었다. 총선 직후 논란이 커지자 당내 일부에서 '문재인 책임론'에 대해 발언이 잠시 나오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게다가 더민주가 이번 8·27 전당대회를 통해 친문(親文)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 지키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더민주가 '도로친문당'이 된 것에 대해 유성엽 의원은 "외연을 효과적으로 확장해나가지 않으면 정권교체는 힘들 것"이라며 "그런 외연 확장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내다봤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20.8%로 지난 주보다 1.1%p 하락했으나 4.4%p 떨어진 안철수 전 대표(17.9%)보다 앞서고 있다. 반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당이 앞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25.7%에서 27.3%로 올랐고 더민주는 37.7%에서 10.6%p 급락해 27.1%를 기록했다.   

    앞서 더민주 양향자(광주서구을 지역위원장)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규정, "호남당이 집권할 것이라고 호남에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호남 민심은 총선 때와 많이 달라졌다"며 "호남 안에서만 경쟁하는 당이 아니라 밖에서 이기는 당을 호남에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동시에 부산을 찾는다. 호남을 둘러싼 대리인 간 격돌에 이어 이번에는 영남에서 당사자끼리의 신경전이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