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핵잠수함 배치 등 안보현안 산적…정기국회 앞두고 공부 나서
  • 새누리당이 31일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의 특강을 들으며 안보의식을 다잡는 시간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윤 원장은 "한반도는 고조선부터 주변세력이 강해질 때 위기가 찾아왔었다"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보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주기를 요청했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이 31일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의 특강을 들으며 안보의식을 다잡는 시간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윤 원장은 "한반도는 고조선부터 주변세력이 강해질 때 위기가 찾아왔었다"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보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주기를 요청했다. ⓒ뉴시스 DB

    새누리당이 의원들이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의 특강을 들으면서 안보의식을 다잡았다.

    사드·핵잠수함 배치 등 안보 현안이 산적해 있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 소속 의원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오전 의원총회 직후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의 '격동하는 한반도 전략환경'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윤 원장은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나쁜 환경에 있지만, 그간 냉전으로 인해 낙관적 상황에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런 전략환경이 격동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정은은 다소 이상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공포정치를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고 엘리트층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보안기구들, 당 조직 지도부나 보위부들 사이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김정은이 제대로 된 정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장성택·현영철 사건은 김정은이 누군가 자신의 권력을 넘볼 수 있다는 두려움에 폭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김정은 체제가 공포정치를 통한 파격 행보(?)를 하는 것을 두고 윤 원장은 내부로부터 위협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경제체제, 지배세력 내 균열 등이 위협하는 현실에서 외부의 적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윤 원장은 "북한 경제는 장마당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일정 부분이 시장경제화가 이뤄졌다"면서 "시장경제는 북한의 공포정치가 통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화폐개혁을 통해 장마당을 단속하려 했지만, 장마당이 위안화와 달러화를 사용하는 체제로 이내 전환하면서 현재는 장마당이 국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그는 김정은이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65년 김일성이 개원연설에서 "조선반도에 다시 한 번 전쟁이 발발하면 장거리 로켓을 가져야 한다"고 마한 것을 전하면서 "1950년 6.25 전쟁에서 당시 부산 교두보를 빼앗아 낙동강 전선을 넘지 못한 것이 김일성에게는 한이 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북한의 전성기 때인 70년대 김일성의 정책을 흉내 내고 따라 하면서 내부를 다독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역시 100년 전 일본이 힘이 커질때와 비슷하게 자기가 방어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평굴기와 동시에 호시탐탐 지역 패권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남중국해 등을 중국이 변화하는 예시로 꼽았다.

    윤 원장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알고 있다면 투철한 안보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우리 주변에 강력한 세력이 등장할 때마다 나라에 위기가 왔는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이런 우려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고조선이 왜 망했냐, 대륙에서 한나라가 나와서 망했다. 고구려 백제는 당·수라는 강력한 통일 국가가 나와서, 고려는 칭기즈칸, 조선은 청나라가 등장하면서 항복했다"고 회상했다.

    우리 주변의 강력한 세력이 등장할 때마다 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안정적 균형 속에서 전후질서 속에서 우리 번영과 안전을 누렸던 대한민국으로서는 이제 냉전이 끝나고 중국과 북한이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자력으로 안정적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는 뜻이다.

    그는 "GDP 대비 0.2%만이라도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면서 "그보다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고슴도치처럼 돼야 한다. 어떤 나라도 우리를 깔보지 못하는 상황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번 특강은 지난 30일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하기로 돼 있었지만, 같은 날 오전 야당의 추가 요구로 인해 추경 관련 여야 합의가 파기되면서 이날 진행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근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한편, 일부 포럼 의원들을 중심으로 핵잠수함 배치를 주장하는 등 안보 관련 문제에 대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때문에 이날 특강은 새누리당이 소속 의원들에 안보관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건국절 법제화도 논의키로 해 야권과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싸움을 앞두고 이른바 '정신교육'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