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박정희 타계 전 마지막 신년휘호 원본 입수해 깜짝 선물한 푸틴
  • 박근혜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푸틴대통령과 업무오찬 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쓴 신년휘호를 선물 받았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푸틴대통령과 업무오찬 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쓴 신년휘호를 선물 받았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揮毫)를 선물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선물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는 '화합하여 같이 미래로 나아가자'라는 내용을 담은 '총화전진(總和前進)'이다.

    연일 북한을 두둔해왔던 푸틴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기점으로 '북핵(北核) 불용' 입장을 확인하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고 공언한 점으로 미뤄볼 때, 동북아 정치지형의 재편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어제 업무오찬을 마치면서 박 대통령에게 예정에 없던 특별한 기념품을 드리겠다고 말하면서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휘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계 전 마지막으로 쓴 신년휘호로 러시아 측이 미술품 시장에서 특별히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면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매년 새해 초 소망을 담은 신년휘호를 직접 쓰시는 전통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1979년 박정희 대통령 타계 전 쓰신 마지막 신년휘호를 입수했다. 이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정연국 대변인 전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 휘호는) 화합해 같이 미래로 나아가자라는 의미이며 박정희 대통령 타계 후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이 미술품 시장에 판매한 원본을 특별히 구입한 것으로, 하나밖에 없는 진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휘호(총화전진)를 특별히 입수해 선물했다는 푸틴 대통령이다. 이는 함께 미래로 나가자는 휘호의 의미대로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열어가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토대로 56억6,000만달러 상당의 비료공장 및 유조선 프로젝트 수주가 이뤄지는 등 극동을 중심으로 한 한국과 러시아 경제 협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2~3일)을 계기로 나호트카 비료공장 사업, 유조선 건조, 조선업 컨설팅 등 3개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또는 사실상 수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나호트카 비료공장은 총 51억 달러 규모로 2022년까지 러시아 연해주 나호트카에 세계 최대용량 비료공장을 짓는 내용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지난 2014년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세부 협상을 해오다 이번 박 대통령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번에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소프콤플로트가 발주하는 6억6,000만달러 규모 유조선 12척 건조 계약을 9월 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경제분야 21건을 포함한 총 24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강석훈 수석은 "유라시아의 대국 러시아와 그동안 제조업 및 에너지 자원에 집중됐던 경제협력 관계를 농업, 수산, 보건의료, 환경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그동안 러시아 서부 지역 위주로 이뤄졌던 우리 기업의 진출을 극동지역을 포함한 유라시아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