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아제르바이잔 국영기업 자회사, 8월 16일 이스탄불 44개 업체 압수수색
  • ▲ 지난 5일(현지시간) 터키 법원이 국유화를 명령한 대기업 '보이닥 홀딩스'의 사옥. 연매출 3조 원대의 대기업이다. ⓒ터키 보이닥 홀딩스 홈페이지 캡쳐
    ▲ 지난 5일(현지시간) 터키 법원이 국유화를 명령한 대기업 '보이닥 홀딩스'의 사옥. 연매출 3조 원대의 대기업이다. ⓒ터키 보이닥 홀딩스 홈페이지 캡쳐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일어난 ‘쿠데타’의 후폭풍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레제프 아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를 빌미로, 군인과 경찰, 공무원들을 강제해직하고 언론사를 강제폐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제는 대기업마저 ‘국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는 7일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을 인용, “터키 카이세리州 지방법원이 지난 5일(현지시간) 터키 예금보험기금이 ‘보이닥(Boydak) 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정권이 경영권을 빼앗은 기업은 연매출 3조 원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터키 현지 언론들은 “법원은 ‘보이닥 홀딩스’가 지난 7월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을 지원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가구 브랜드 ‘벨로나’로 터키 시민들에게도 친숙한 ‘보이닥 홀딩스’는 에너지, 금융 등 8개 분야에 42개 자회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2015년 매출액이 69억 리라(한화 약 3조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에르도안 정권이 ‘쿠데타’를 이유로 터키의 대기업들을 쥐잡듯이 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초부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2일(현지시간) 터키 경찰은 이즈미르州의 석유화학기업 ‘페트킴’ 임직원 31명을 체포한 바 있다. 혐의는 ‘쿠데타 지원’이었다. ‘페트킴’은 아제르바이잔 국영기업 ‘소카르’ 계열사로 터키 경찰에 체포된 임직원 가운데 3명은 외국인이었다고 한다.

    터키 경찰은 지난 8월 16일(현지시간)에는 전국에 있는 44개 기업을 ‘쿠데타 지원’ 혐의로 압수수색을 하고 경영진 120여 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압수수색은 이스탄불 움라니예, 우스쿠다르 지역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쿠데타’를 빌미로 한 터키 정부의 이 같은 기업 압박에 대해 외신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애당초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로 정권을 잡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장기집권과 함께 ‘신정일치 국가’로의 개헌을 위해 주요 대기업을 국유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