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인 전북 군산 사격장에도 3,500억 지원…한미 동맹 금 안가는 해법 원해
  • ▲ 포천 사격장 피해대책주민위원회 회원들이 8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지난 63년 간 피해를 보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차라리 사드를 달라"면서 "사격장 옆에 사는 것은 전쟁 아닌 전쟁"이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포천 사격장 피해대책주민위원회 회원들이 8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지난 63년 간 피해를 보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차라리 사드를 달라"면서 "사격장 옆에 사는 것은 전쟁 아닌 전쟁"이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부대 근처에 사격장을 둔 경기도 포천 지역 주민들이 8일 국회를 찾아와 "차라리 우리 지역에 사드를 달라"고 호소했다.

    접경지역을 근처에 있어 군 사격장으로 인한 피해를 63년이나 감내해 왔는데 최근 제기되는 사드 문제 등과 비교해봤을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8일 오후 정론관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안보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점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안전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으므로 더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면서 사격장 피해대책 주민위원회를 소개했다.

    포천에 있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포천 사격장 피해대책 주민위원회는 "분단된 조국에서 수많은 사격장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이곳은 전국 사격장과 차원이 다르다"면서 "아시아 최대인 승진 사격장은 국내 전군이 와서 사격을 하고, 미군 최대 규모의 실사격이 연중 내내 이뤄지는 로드리게스 사격장은 미 본토 해외 거주 미군도 와서 사격을 한다"고 호소했다.

    밤낮없는 사격으로 매일 밤잠을 이룰 수 없고 마을 위로 포가 날아다니는 통에 건물이 갈라지고 가축이 유산한다는 것이다.

    이어 "급기야 안방까지 포탄이 덮치는 통에 살기 위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등지고 떠나고 있다"면서 "그 고통을 한 번이라도 헤아린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저희는 사드 이슈에 편승하는 사람도, 지역이기주의에 순응하는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이기주의에서 시작한 이익단체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 ▲ 포천 사격장 피해대책 주민위원회에 소속된 일부 회원들은 실제 사격장에서 발사돼 주변 민가에 떨어진 포탄들을 들고오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년 간, 월 1회꼴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 포천 사격장 피해대책 주민위원회에 소속된 일부 회원들은 실제 사격장에서 발사돼 주변 민가에 떨어진 포탄들을 들고오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년 간, 월 1회꼴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뉴데일리 임재섭 기자

    이길연 피해대책위원장은 "우리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사격장 이전으로 인한 또 다른 갈등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 지역에는 6.25를 겪은 분들이 많다. 한미동맹에 금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힘줘 말했다.

    지역 주민들은 훈련장 목표물이 아닌 민가 근방에 떨어진 살상용 박격포, 대전차탄 81mm 조명탄 등 각종 포탄 11발을 현장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피해대책위원장은 "사드가 우리 사격장보다 주변에 주는 피해가 10배는 덜할 것"이라며" 마을을 관통해 포탄이 날아다니는 것은 전쟁터 아닌 전쟁터"라고 했다.

    또한 "전라북도 군산시 직도 사격장에는 3,500억 원이 지원됐다. 매향 시에서 직도로 옮겨가는 중에 보상을 해주고 간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63년간 피해를 보고도 아무 보상을 받지 못했다. 포천시 의회에서 산출한 결과 11조 원은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포천시 사격장 피해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을 도운 사람은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다. 김 의원이 여당 출신 국방위원장으로서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군 사격장 문제를 제기한 것은 최근 배치지역을 고르지 못해 표류하고 있는 사드 배치문제를 우회적으로 돕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비록 새누리당의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단호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새누리당과 정부의 노력에도 최근 사드 배치문제는 성주에서 주민들이 반발하자 제 3후보지를 검토키로 하면서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김 의원이 이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