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핵무장했다가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 폐기한 전례도 있어
  •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내던 지난 2월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자위적 차원에서의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내던 지난 2월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자위적 차원에서의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5선 중진 원유철 의원이 즉각적인 핵무장 결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5차 핵실험 도발을 단행한 9일, 원유철 의원(5선·경기 평택갑)은 개인 성명을 내고 "이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소형 핵탄두를 개발 미사일에 탑재하는 최종 목표를 이룰 때까지 광란의 도발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더 이상 유엔안보리·국제사회의 제재와 우리 국회의 규탄결의만으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억제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북한의 핵 앞에 알몸으로 서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핵보유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처방했다.

    원유철 의원은 그간 북한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일관해서 핵무장과 핵보유를 주장해왔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내고 있던 올해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 해 국가 살림의 10%에 가깝고, 북한 국방비의 10배 수준인 38조8000억 원의 국방예산을 쏟아 붓고서도 언제까지 안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북한의 공포와 파멸의 핵미사일에 맞서 이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미사일로 대응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지난달 4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관련 토론회에서 핵 트리거를 통한 조건부 핵무장론을 개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지난달 4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관련 토론회에서 핵 트리거를 통한 조건부 핵무장론을 개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나아가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 쓸 수는 없으니, 스스로 우비를 튼튼하게 갖춰 입어야 한다"며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핵을 갖되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도 동시에 핵을 폐기하는 조건부 핵무장 등 자위권 차원의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대북 억제수단을 진지하게 재검토하여야 할 시점이 왔다"고 천명했다.

    당시 연설은 단순한 개인 차원에서의 논평이나 입장 발표가 아닌, 원내교섭단체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자격에서의 연설에서 핵무장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4일에도 원유철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북핵, 바라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새누리당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북핵 해결을 위한 포럼'을 결성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이 일정 수준 이상의 핵미사일 도발을 하는 순간 우리는 즉각 핵무장에 돌입한다는 '핵 트리거'론과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도 핵을 동시에 폐기한다는 '조건부 핵무장'론을 펼쳐 주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일단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자발적으로 핵무장을 포기한 선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원유철 의원의 '조건부 핵무장'론이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근린제국의 침략 위협에 시달리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80년대까지 6기의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다가, 안보 환경의 개선에 따라 이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전량 스스로 폐기한 사례가 있다"며 "원유철 의원의 '핵 트리거'론과 '조건부 핵무장'론은 이제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현실적 방안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