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교수 "5년 전 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 응력' 불안정 상태 지속"
  • ▲ 12일 오후 경주에서 발생한 5.8규모의 지진 여파로 울산시 중구의 2층 단독 주택의 기와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이 파손돼 있다.   ⓒ 뉴시스
    ▲ 12일 오후 경주에서 발생한 5.8규모의 지진 여파로 울산시 중구의 2층 단독 주택의 기와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이 파손돼 있다. ⓒ 뉴시스


    지난 12일 밤, 남한 전역을 강타한 '경주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한반도 지각에 변화가 생겨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홍태경 연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지진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 내 '응력(應力)'에 커다란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것이고, 그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2011년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라고 주장했다.

    홍태경 교수는 "당시 동일본 대지진 때 한반도는 동쪽에서는 5cm, 서쪽에서는 2cm 정도 끌려갔었다"며 "그걸로 끝난 게 아니라 그후로 한 1,000일 동안 지속적으로 한반도가 계속 끌려가는 일이 벌어져 굉장히 많은 이동거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로 인해 지각에 많은 힘이 누적되거나 불균형 상태가 지속돼, 지진 발생 빈도가 급증한 것"이라며 "최근 지진이 다소 안정세를 띠다가 올해 들어서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한반도의 지각 상태가 아직까지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응력이 풀리지 않은 곳은 향후 또 다른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홍 교수는 '그렇다면 지각 상태가 안정화되기까지 보통 얼마나 소요되느냐'는 질문에 "수마트라 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그 지진이 발생하고 그 지역 여진이 멈추기까지 7~8년이 걸렸다"며 "향후 2~3년,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랫동안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에 지금 일본 열도 앞에서도 아직까지 여진이라고 판단되는 것이 발생하고 있고, 한반도는 동일본 대지진 후에 비교적 긴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지만 지각이 큰 교란을 받고 있고, 지각이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가 되고 있어요. (수마트라 대지진의 경우를 생각하면)이같은 상황이 더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홍 교수는 "한반도 곳곳에 아직까지 응력이 풀리지 않는 곳이 있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또 다른 지진이 또 다른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울산이나 경주 외 지역에서도 강진에 대해 걱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효과가 비단 여기만 나타났던 건 아니고요. 동일본 대지진 후에 1년 후에는 서해 보령 앞바다에서 지진이 60여 회 급증했던 걸 우리가 기억할 것입니다. 그 지역에서는 규모 4.8 이상의 지진이 또 1년 동안 3차례 발생했거든요. 이런 지진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이런 일들은 그 지역에 쌓였던 힘들이 풀리게 되는 현상이 인접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홍 교수는 "이번의 경우도 인접 지역에 아직까지 쌓인 응력을 풀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여진이라든가 또 다른 강진이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이번 지진은 땅이 딱딱한 한반도에서 지진파가 줄어들지 않은 상태로 전파됐기 때문에 먼 거리에 있는 단층대들이 또다시 활성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만약에 진앙지에 오래된 건물이 있거나, 그 지역이 인구가 밀집한 곳이었다면 분명히 피해가 엄청나게 컸을 것"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발생지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이다보니 피해가 비교적 작았는데, 원래 규모 5.8의 지진은 오래된 건물을 붕괴시킬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진동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번에 규모 5.8 지진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월성원전에서는 0.12g라는 굉장히 강한 진동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원자력발전소 내진설계 기준안이 0.2g인 걸 감안하면 0.1g은 굉장히 높은 수치거든요. 그러니까 원자력발전소에서도 그렇게 큰 진동을 발생시킬 정도라면 만약에 그곳의 민가나 일반 건물,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이 있었으면 큰 피해로 연결됐을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