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23번가, 27번가, 뉴저지 기차역 등 10곳에 폭탄 설치…2개만 폭발
  • 美뉴욕 맨해튼 23번가와 27번가, 뉴저지 시사이드 파크, 엘리자베스역에 급조폭발물(IED)를 설치, 테러를 시도했던 아흐마드 칼 라하미의 언론 공개수배 장면. ⓒ美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화면캡쳐
    ▲ 美뉴욕 맨해튼 23번가와 27번가, 뉴저지 시사이드 파크, 엘리자베스역에 급조폭발물(IED)를 설치, 테러를 시도했던 아흐마드 칼 라하미의 언론 공개수배 장면. ⓒ美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화면캡쳐


    지난 17일(현지시간) 美뉴욕 맨해튼 23번가에서 발생한 폭발은 ‘급조폭발물(IED)’를 사용한 테러였음이 드러났다. 용의자는 다수의 미국인들이 예상한 대로 서남아시아 출신 무슬림이었다.

    뉴욕 타임스, USA투데이 등 美언론들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美경찰이 뉴욕 23번가 폭발 테러와 뉴저지 기차역 폭발물 테러 시도 혐의로 용의자 ‘아흐마드 칸 라하미(28)’를 검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경찰이 몽타주를 언론에 공개한 지 4시간 만에 검거한 것이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라하미는 언론을 통해 공개수배된 지 4시간 만인 19일 오전 11시, 뉴저지州 린든에 있는 한 술집 앞에서 잠들어 있다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라하미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고, 부상을 입어 뉴어크의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한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아흐마드 칸 라하미는 198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그의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시민권을 얻었다고 한다.

    美언론들은 그의 이웃들과 인터뷰한 내용도 전했다. 라하미는 어릴 적 평범한 미국 청소년들처럼 생활하며, 이웃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어릴 적 관심사는 스포츠카였다고 한다.

    하지만 2012년 고향인 아프가니스탄을 다녀온 뒤부터는 무슬림 전통복장을 입고 수염을 기르며, 정시 기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웃과 친구들에게도 근엄하게 보이려 노력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그가 무슬림이라는 것을 아는 이웃이 없었다고.

  • 뉴저지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검거돼 병원으로 후송되는 라하미. ⓒ美USA투데이 관련보도 화면캡쳐
    ▲ 뉴저지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검거돼 병원으로 후송되는 라하미. ⓒ美USA투데이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언론들은 라하미의 부친에 대해서도 전했다. 몇 년 전부터 ‘퍼스트 아메리칸 프라이드 치킨’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라하미의 부친은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이웃들이 “시끄럽다”며 소음 문제로 시 당국에 신고한 뒤 영업 제재를 당하자 “우리가 무슬림이라 차별 받는 것”이라며 당국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고 한다.

    美언론들은 소위 '진보진영'의 비난을 의식한 듯 라하미의 이번 테러 기도가 가족들이나 이슬람의 영향 때문이라고는 설명하지 않았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라하미는 폭발이 일어난 뉴욕 23번가와 폭발물이 발견된 27번가, 뉴저지 시사이드 파크, 뉴저지 엘리자베스 역을 포함해 10곳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한다. 언론들은 폭탄이 2개만 터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평했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라하미는 경찰관 살인 미수, 2급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압력솥 폭탄과 파이프 폭탄을 만들어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기도한 점은 향후 美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따라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美언론들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은 라하미의 범죄를 ‘테러’로 규정했지만, 그의 배후에 국제 테러조직이 있다는 단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라하미가 ‘외로운 늑대’형 테러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힐러리가 "내가 당선되면 폐간시킬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던 美우파매체 '브라이트바트'가 보도한, 최근 마이애미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유세 현장. 같은 날 힐러리 유세 현장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美브라이트바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 힐러리가 "내가 당선되면 폐간시킬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던 美우파매체 '브라이트바트'가 보도한, 최근 마이애미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유세 현장. 같은 날 힐러리 유세 현장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美브라이트바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언론은 물론 국제사회는 라하미의 ‘테러 기도’ 그 자체보다는 이 사건이 미칠 영향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 치를 美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가 ‘무슬림’과 ‘난민’에 대해 극명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힐러리 측은 오바마 행정부의 뜻을 이어받아 ‘무슬림 난민’ 수용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무슬림 난민’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와 캐나다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불법체류자들을 모두 추방하고, 이민정책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라하미의 범죄는 美민주당의 ‘무슬림 난민’ 정책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그렇지 않아도 박빙의 우세를 보이는 힐러리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