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보위부 중앙 검열단, 수해지역 주민 가택수색…잘못 걸리면 ‘정치범’
  • 북한 선전매체는 연일 수해피해가 막심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김정은 집단이 수해지역에 보위부 검열단을 파견,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수해피해 보도장면 캡쳐
    ▲ 북한 선전매체는 연일 수해피해가 막심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김정은 집단이 수해지역에 보위부 검열단을 파견,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수해피해 보도장면 캡쳐


    최근 북한 김정은 집단이 태풍 ‘라이언록’으로 피해를 입은 中-北 국경지대에 국가안전보위부 검열단을 파견,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5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9월 18일부터 보위부가 국경 전 지역에서 중앙당 검열을 펼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수해로 곤경에 처한 지역에 보위부가 검열까지 실시, 민심이 흉흉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해 슬픔에 잠긴 주민들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보위부 검열단을 파견해 주민들을 위협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처사”라고 김정은 집단의 행태를 비난하기도 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현재 국경에 급파된 보위부가 지역 보안서, 지역 보위부를 제치고 국경 통제권 전반을 장악한 상태”라면서 “보위부는 탈북 단속뿐만 아니라 불법 휴대전화 사용, 남조선 영화와 드라마를 저장한 CD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 ‘라이언록’으로 일어난 홍수 때문에 中-北 국경지대의 철조망과 감시초소가 대거 휩쓸려 내려간 뒤 북한 내부정보 유출과 대량 탈북사태 발생을 방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 또한 “양강도를 비롯한 中-北 국경 전 지역에 보위부 검열이 내려와 거미줄 작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벌써 여러 세대가 보위부에 체포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는 수해복구로 동원된 주민들의 가택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세대는 불법 휴대전화 소지를 이유로 TV 등 전자제품을 몰수당하고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번 단속에 걸린 세대들은 보위부의 시범대상이어서 사법처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불법 휴대전화 사용의 경우 대부분 한국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정치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은 “수해를 당한 국경지대에 보위부 검열단을 보낸 것은 김정은이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리기 보다는 정권을 지키기 위해 국경부터 틀어막는, 비열한 처사”라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 노동당은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수해 피해가 크다며 연일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김정은은 수해지역에 소량의 ‘선물’만 보내고 직접 찾아가지는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