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北수해지원 모금액 1억 5,000만 원 제3국 통해 北전달
  • 국내 대북지원단체가 해외동포 단체를 통해 함경북도 지역에 라면과 밀가루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북한 수해현장 모습, 김정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및 중계영상 캡쳐
    ▲ 국내 대북지원단체가 해외동포 단체를 통해 함경북도 지역에 라면과 밀가루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북한 수해현장 모습, 김정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및 중계영상 캡쳐

    정부의 북한 수해복구 지원 불가 방침에도 불구 국내 대북지원단체가 중국에 있는 한 민간단체를 통해 함경북도 지역에 라면과 밀가루 등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 27일 '北함경북도 지역 수해지원 긴급 모금 2차 소식'이라는 이름의 공지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공지문을 통해, 지난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총 2,800만 원 어치의 물품을 수해 피해가 큰 함경북도 지역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북한 함경북도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와 관련해 국내 민간단체가 처음 실시한 구호 사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구호물자는 그동안 이 지역을 지원해 왔던 해외동포 단체들을 통해 곧바로 북쪽의 수해 피해 지역으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떤 단체와 연계했는지, 물자 전달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가 언급한 해외동포 단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 소재 단체인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후 모금된 성금으로 필수 의약품과 살림집 복구 자재, 내복 등 방한용품을 계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라며 '추가모금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북한 수해지원을 위해 모은 성금은 지난 19일 기준 1억 900만 원이며, 약정액까지 합치면 총 1억 5,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4억 원을 목표 금액으로 잡고 오는 11월 말까지 계속 모금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대북수해지원 모금활동은 정부의 방침을 사실상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9일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태풍 '라이언록'으로 수해가 생긴 지 불과 닷새 뒤였다. 정부는 이를 보고 북한 김정은이 수해피해 복구에 매진하지 않고, 핵실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이 지금까지 수해 지역을 단 한 번도 찾지 않고, 굴착기를 보내거나 피해 주민들에게 '생선' 선물을 보내고 있는 활동도 정부의 눈에는 문제점으로 비춰지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핵·미사일 개발에만 전념하는 북한 측이 주장하는 데 따라 국내 민간단체가 국제기구나 해외단체를 통해 대북 수해지원에 나서는 것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수재를 입고, 해방 이래 최악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 하는 가운데에도 김정은은 미사일 엔진 실험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중적인 북한의 태도를 고려할 때, (대북수해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우리 내부의 움직임이 과연 적절한지 스스로 자문해 볼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