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극복해야…"대한민국 식민지, 참호 속에서도 성공한 나라"
  • ▲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같은 당 이정현 대표의 8·9 전당대회 공약인 '슈퍼스타 K' 방식에 대해 "그런 방식이면 내가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같은 당 이정현 대표의 8·9 전당대회 공약인 '슈퍼스타 K' 방식에 대해 "그런 방식이면 내가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런 방식으로 하면 제가 좀 유리하지 않겠어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언급한 '슈퍼스타 K' 방식의 대선 경선룰에 대해 기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한 말이다.

    김문수 전 지사는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전경련국제경영원 최고지도자과정에서 특강을 한 직후 본지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경선룰에 대한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흔들리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심지어 "(슈스케 방식의 대선 경선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합의할 수 없다며 시간을 끄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건만, 김문수 전 지사는 안경을 고쳐 쓰면서 농담을 건넸다.

    김문수 전 지사의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현재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사람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경험을 자랑한다. 이미 3선의 국회의원을 경험해 국회에 대해서도 잘 알고, 두 번의 경기도지사 경험을 통해 행정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 쌓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새누리당 내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면서 국회 내 개혁을 이끈 적도 있다. 2012년 대통령 예비경선을 거치면서는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자질에 대해 깊은 고민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제일 유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국회의원만 해본 사람은 물론, 심지어 국회의원조차 못해본 사람이 '구원투수' 격으로 대통령 후보감에 이름을 올리는 게 현실이다. 경험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준비된 정치인인 셈이다.

    이처럼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경선 룰에 대해 거론하면서 향후 정치권에서는 경선 룰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문수 전 지사는 이처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해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우리는 할 수 있다. 해보자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고 수출할 것도 없을 때가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심지어는 일제 36년간 식민지 경험도 해봤고, 6·25를 겪으면서는 전쟁터 참호에도 있어 봤다"면서 "하지만 지나고 보니 해결 못 할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뭉치면 다시 자유 통일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문수 전 지사는 '확실한 리더십'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에게 '원심력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력을 한 군데 집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분권형 개헌에 반대하는 대신 4년 중임제를 주장했던 김 전 지사는 특히 정치권뿐만 아니라 노동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비판세력만 많다. 비판세력 대신 주체세력을 키우고 강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면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 지대를 만들고 또 나눠서 '원심력'을 키우는 것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른바 '귀족노조'에 대해서도 "세계 자동차 공장 중 울산처럼 큰 규모의 파업을 하는 곳이 없다"면서 "공업고, 마이스터고 졸업생, 1년에 한 명만 현대차에 들어가도 그게 소원인 학교가 수두룩한데, 한쪽에서는 수만 명이 파업하고 있으니 이해가 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쓰디쓴 기억이었던 2012년 대선 경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새누리당) 전체에 도움이 되려 2012년 대통령 경선에 나섰는데, 정몽준·이재오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명이 갔다"면서 "제가 박 대통령이 1등하고 2등 해봤는데 아무 소용없고 오히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에게는 이 모든 일이 못다 해 본 1등을 꼭 해봐야겠다는 의지를 일깨워준 약이 된 듯 했다.

    "영 어려운 도전이다. 잘 봐달라."

    단단히 벼르고 나온 그의 목소리에서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