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노르웨이 현지 매체 “친러 좌파 정치인 vs 현 정부 목소리 정반대” 보도
  •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현지 매체가 전한, 美해병대의 노르웨이 순환배치 관련 소식. ⓒ노르웨이 '뉴스 인 잉글리쉬'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현지 매체가 전한, 美해병대의 노르웨이 순환배치 관련 소식. ⓒ노르웨이 '뉴스 인 잉글리쉬' 관련보도 화면캡쳐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간의 대립구도가 북유럽으로까지 점차 번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한 NATO 회원국과 반미 진영 간의 해석도 제각각이다.

    러시아의 ‘러시아 투데이(RT)’, 이란 국영 ‘프레스 TV’ 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정부가 美해병대 병력의 자국 내 배치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프랑스 AFP 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노르웨이 정부가 1949년 NATO가 창설될 때부터 회원국이었지만 지금까지 자국 내에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에 美해병대 병력이 주둔하게 된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앤 크리스틴 샐버빅 노르웨이 국방부 대변인을 인용, “현재 노르웨이 국방부는 (미군 병력의 주둔에 필요한) 훈련, 토지, 비축시설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AFP 통신은 또한 “(미군 병력 배치를 위한) 관련 작업들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세부적인 사항들은 여전히 논의 중이며, 노르웨이 정부는 물론 의회에 보고할 (미국 측의) 제안 내용은 정상적으로 보고가 될 것”이라는 에릭슨 소리드 노르웨이 국방장관의 말도 인용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美해병대 병력 300여 명의 배치를 허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평상시 편제로 볼 때 대대급에 해당한다.

    美해병대는 노르웨이 지역에 ‘영구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와 같은 ‘순환 배치’ 형태로 있을 것이라고 한다. 美해병대가 배치될 지역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국경에서 약 1,000km 떨어진 지역이 될 것이라고.

    프랑스 AFP 통신의 보도를 인용한 이란 ‘프레스TV’와 러시아 ‘러시아 투데이’ 등은 美해병대 병력의 노르웨이 배치를 매우 심각한 상황인 듯이 전했다.

    일부 반미·반서방 성향의 매체는 “노르웨이에 美해병대 병력이 순환배치되는 것은 美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노르웨이 정부가 美해병대 병력의 자국 내 배치를 결정한 소식은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노르웨이 영자 매체 ‘뉴스 인 잉글리쉬’는 “美정부가 노르웨이 내에 미군 병력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NATO 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어, 북극권에 미군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불필요한 생각으로, 노르웨이는 이웃 러시아와 잘 지내고 있고, 집단방위체계인 NATO 또한 잘 작동하고 있다”는 노르웨이 내 친러 좌파 정당 의원의 주장을 전한 바 있다.

    ‘뉴스 인 잉글리쉬’는 하지만 이어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좋은 이웃”이라는 말은 수사(修辭)에 불과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크림반도 침공 등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행동 때문에 북유럽에까지 ‘신 냉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의 비판 내용을 전하며, 최근 러시아 정부의 ‘패권야욕’에 대한 노르웨이 내부의 우려를 전했다.

    이후 美언론들이나 다른 주요 외신들 또한, 1949년 이후 자국 내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았던 노르웨이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행태로 인해 매우 긴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F-35A 스텔스 전폭기 도입계획을 부활시키고, 그 도입 물량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나 이란 매체, EU 지역의 좌파 매체들은 美정부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노르웨이가 억압당하는 듯한 뉘앙스로 보도를 했지만, 실상은 러시아 정부가 최근에 보이는 행태 탓이다.

    러시아 정부는 ‘요격 불가능한 탄도 미사일’로 유명한 ‘이스칸다르’ 탄도 미사일을 칼리닌그라드에 내보내고, 새로운 육군 사단을 창설해 NATO 회원국과의 국경 지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EU 회원국들이 꺼리는 터키의 에르도안 정권과 ‘신 밀월 관계’를 맺으면서, NATO 회원국들을 동쪽과 남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중립국인 핀란드, 스웨덴마저 미국과의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미군의 순환 배치와 NATO 가입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