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美차관보 발언의 속뜻 “핵공격 수단 가진 김정은 제거 막으면, 같이 죽을 것”
  • ▲ 군사정보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14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타우러스' 미사일의 한국 공군 첫 인도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 군사정보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14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타우러스' 미사일의 한국 공군 첫 인도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 주석궁에서부터 김일성과 김정일의 미이라 보관소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타우러스’ 미사일이 한국으로 향했다고 군사정보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이하 제인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인스’는 “한국에 인도할 ‘타우러스 KEPD-350K’ 미사일 초도분량 수십 발을 출고하는 행사가 독일 쇠호벤하우센의 ‘타우러스 시스템’ 본사에서 14일 열렸다”고 전했다.

    ‘제인스’는 “이번 행사는 한국이 2013년 11월 구입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진 ‘타우러스 KEPS-350K’ 미사일 170발 가운데 첫 번째 인도분량”이라면서 “한국 공군의 F-15K 슬램 이글에서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통합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인스’는 ‘타우러스 KEPD-350K’ 미사일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MBDA 독일 측 관계자를 인용해 “타우러스를 F-15K에서 운용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은 이제 마무리 단계”라고 덧붙였다.

    ‘제인스’에 따르면 ‘타우러스 KEPD-350K’ 미사일을 F-15K에서 운용하기 위해, 한국 공군은 美록웰 콜린스社의 신형 GPS 수신기를 포함한 전파방해·ECM 공격을 막는 ‘SAASM(反전자전 대응 선택적 추적장치 활용모듈)’을 장착 중이라고 한다.

    ‘제인스’는 독일과 스페인의 토네이도 전폭기가 ‘타우러스 KEPD-350’ 미사일을 이미 사용 중이며, EF-18 호넷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브 JAS39 그리펜에서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 ▲ 2013년 11월 촬영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장착한 모습. ⓒ'타우러스' 미사일 제작 컨소시엄 참여사인 MDBA 홈페이지 캡쳐
    ▲ 2013년 11월 촬영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장착한 모습. ⓒ'타우러스' 미사일 제작 컨소시엄 참여사인 MDBA 홈페이지 캡쳐


    현재 한국으로 오고 있는 ‘타우러스 KEPD-350K’ 미사일은 기존의 모델보다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사거리는 350~500km이며, 발사 후 비행 때는 지상 30m 내외로 날아가기 때문에 적에게 잘 탐지되지 않고, 탄두가 이중으로 탑재돼 있어, 지하의 목표물 타격에도 효과가 크다고 ‘제인스’ 측은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타우러스’ 미사일의 한국행 소식을 지난 14일 일부 국내 언론이 보도한 ‘줌왈트’ 구축함의 취역 소식과 연계해서 분석하기도 한다.

    ‘뉴시스’와 ‘SBS’ 등은 美해군의 최신 구축함 ‘줌왈트’ 급이 15일(현지시간) 실전배치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언론들은 ABC 등 美현지 언론을 인용, “美동부 볼티모어에서 DDG-1000급 1번함 ‘줌왈트’가 실전배치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줌왈트’ 급 구축함의 실전배치가 세계 언론의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4월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이 “건조되는 ‘줌왈트’ 급 구축함은 먼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어서다.

    지난 4월 8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美외교관계협의회(CFR) 주최 간담회에서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은 “올해 말 실전배치하는 줌왈트급 구축함 3척을 모두 건조하는 대로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까지 긴장했다. ‘줌왈트’ 급 구축함의 특성 때문이었다.

    줌왈트는 美해군 사상 최연소 해군참모총장 ‘엘모 러셀 줌왈트 주니어’ 제독의 이름을 딴 것이다. 줌왈트 제독은 베트남전 당시 화력 지원을 맡아 많은 전과를 올렸다.

  • ▲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의 실제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의 실제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줌왈트 구축함은 길이 183m, 폭 24.6m, 흘수 8.4m, 배수량 1만 4,564톤으로, 실제 크기는 타이콘테로가 급 이지스 순양함보다 크다. 건조 비용은 최소 35억 달러에서 최고 44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척당 5조 원. 니미츠 급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 비용과 맞먹는다.

    줌왈트 급 구축함은 냉전이 끝난 뒤인 1994년 ‘애스널 십(화력지원함)’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된 함정이다. 당초 계획은 ‘DD-21(21세기형 구축함)’로 해상 전투용과 지상 공격용, 두 가지였다. 여기에 스텔스 기술을 적용,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선체로 건조하기로 했다.

    ‘DD-21’은 개발 초기에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500기를 싣는 형태였다. 하지만 기존에 미 해군이 사용하던 알레이버크 급 이지스 구축함, 타이콘데로가 급 이지스 순양함이 건조된 지 20년이 지나면서, 차기 구축함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9·11 테러라는 변수로 계획이 틀어졌다.

    2001년 9·11 테러가 난 뒤 美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의 전쟁, 대(對)테러 전쟁을 벌이면서, 예산이 부족해졌다. 이 때문에 ‘DD-21’ 개발계획은 줌왈트 급 구축함(DDG-1000) 건조 계획으로 변경됐다.

    2006년 9월 美해군은 의회로부터 25억 달러의 줌왈트 구축함 건조 예산을 배정받았다. 1번함 줌왈트는 메인 주(州)의 베스철강 조선소에서 2008년 2월부터 건조를 시작, 2014년 4월 진수식을 갖고 美해군에 인도됐다. 이후 2년 넘는 운용 시험을 거쳤다.

    줌왈트 구축함은 다기능 X밴드 레이더(AN/SPY-3) 등을 이용해 이지스 구축함보다 더 넓은 지역을 감시하고, 더 많은 목표를 추적할 수 있다. 2대의 가스터빈 엔진(롤스로이스 MT30), 2대의 가스터빈 발전기(롤스로이스 RR4500)를 갖췄고, 추진기는 워터제트 형태다.

    줌왈트 구축함은 일반적인 군함과 달리 전기로 움직인다. 가스 터빈을 돌려 전력을 만들어낸 뒤 워터제트를 움직인다. 즉 하이브리드 배틀십이라고 부를 수 있다. 최고 속도는 62km/h다.

    줌왈트 구축함의 무장은 미사일 수직발사기(VLS)와 함포 2문, 해상작전 헬기 2대 탑재 등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그 내용을 상세히 들여다보면 범상치가 않다.

    줌왈트 구축함은 총 20개의 수직발사기(Mk57)를 장착하고 있다. 각각의 수직발사기는 4개의 발사관을 갖고 있어, 실제로는 80발의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다. 이 수직발사기에는 스탠더드 미사일(RIM-66), 진화형 시 스패로우 미사일(ESSM),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BGM-109), 수직발사 대잠로켓(RUM-139)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미사일은 임무에 따라 마음대로 수를 조정할 수 있다. 즉, 줌왈트 구축함은 대공(對空)방어 및 요격, 대지(對地) 공격, 대잠(對潛)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 수행할 수 있다.

    줌왈트 구축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함포다. 줌왈트 구축함에는 155㎜ 구경(6.1인치)의 ‘선진함포시스템(AGS)’이 장착돼 있다. 수직포(Vertical Gun)라고도 불리는 AGS는 美해군이 수평선 너머의 적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무기로 ‘장사정 대지공격 추진탄(LRLAP)’을 사용한다. 포탄 내에 추진체와 유도장치가 들어 있으며, 유효 사거리는 154㎞. 2005년 첫 시험 때 기록한 사거리는 109㎞였다. 정확도를 보여주는 ‘표준공산오차(CEP)’는 50m에 불과했다.

    AGS는 분당 20발 이상의 속도로 포탄을 수 있다. 게다가 최대 속도로 발사한 뒤 1분 이상 냉각을 시켜줘야 하는 기존의 5인치 함포와는 달리 쉬지 않고 발사할 수 있다. 1분마다 포열을 둘러싼 냉각장치가 가동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줌왈트 구축함은 자동 장전되는 600발의 LRLAP 외에 별도로 보관하는 320발을 포함, 900발 이상의 포탄을 자동소총처럼 쏠 수 있다.

    줌왈트 구축함의 또 다른 특징은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길이 140m가 넘고 배수량이 1만 4000톤인 순양함 급 구축함이 레이더에는 300톤급 어선 크기로 포착된다. 때문에 적이 장악하고 있는 해안, 섬, 해역 등으로의 진입이 용이하다. 적이 레이더로 봤을 때는 이것이 어선인지 요트인지 군함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 ▲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의 공격 상상도. '줌왈트'급의 전투력은 기존 전투함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한다. ⓒ美해군 '줌왈트' 관련 일러스트 캡쳐
    ▲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의 공격 상상도. '줌왈트'급의 전투력은 기존 전투함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한다. ⓒ美해군 '줌왈트' 관련 일러스트 캡쳐


    줌왈트 구축함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발전량이다. 가스 터빈과 가스 터빈 발전기 등을 통해 모두 78MWe의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전력통합시스템(IPS)을 통해 이를 관리한다.

    줌왈트 급 구축함은 이 78MW의 전력 덕분에 레일건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실전배치할 예정인 ‘린든 존슨’호부터는 함포 대신 레일건을 장착할 예정이다.

    ‘린든 존슨’에 장착할 레일건은 BAE 시스템스에서 개발했는데, 시험 결과 사거리가 350㎞ 정도라고 한다. ‘린든 존슨’호가 발사한 레일건 포탄이 350㎞ 떨어진 목표물에 도달하는 데는 4분 정도. 이는 마하 8의 속도(2.4㎞/s 이상)로,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美해군은 ‘린든 존슨’호의 레일건 활용성과에 따라 다른 두 척의 ‘줌왈트’ 급 구축함 함포도 레일건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美언론들은 2020년이면 ‘줌왈트’ 급 구축함 모두 레일건을 장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신무기 도입과 최근 美정부의 동아시아 태평양 전략 책임자의 발언을 연결지어 “한국과 미국이 2017년 김정은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美AP통신에 따르면, 대니얼 러셀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美워싱턴 D.C.에서 국방 담당 기자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를 미국에 쏠 수 있는 수단(ICBM)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 때는 즉시 사망할 것(and then immediately die)”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전직 고위급 장성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현직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 감독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서 그 파장은 더욱 컸다.

    ‘타우러스’ 미사일이 한국 공군에 실전배치 될 것으로 보이는 시기, 美해군의 ‘줌왈트’급 구축함이 실제로 임무에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시기가 모두 201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니얼 러셀 美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은 美대선이 끝나고 새 정권이 들어서는 2017년에는 북한 김정은 집단에 대한 ‘모종의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케 한다.

    한 번 생각해 보자. 김정은 집단은 현재 핵무기 소형화 및 다종화, 탄도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 중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씽크탱크와 군사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북한이 2020년 이전에 핵탄두는 물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지금까지 북한의 행태로 볼 때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한국과 미국이 함께 김정은 집단 제거에 선제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1994년이나 2010년보다 월등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 ▲ 네티즌들이 만든 '김정은 사망 속보' 합성사진. 이런 보도를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은 걸까.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캡쳐
    ▲ 네티즌들이 만든 '김정은 사망 속보' 합성사진. 이런 보도를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은 걸까.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캡쳐


    레이더에 300톤급 어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줌왈트’급 구축함이 서해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평양 남서쪽 150km 바다에서 평양을 노리고, ‘타우러스’ 미사일을 탑재한 한국 공군 전폭기들이 충청도 일대를 누비면서 평양을 노린다면, 김정은 집단의 제거가 임박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니얼 러셀 美국무부 차관보의 발언 가운데 中공산당을 향해 던진 말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中공산당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어긴 중국 기업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직접 그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김정은 집단 제거에 나설 경우 그 누구라도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로 이해될 수도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등을 예로 봐도 美정부가 전쟁을 시작하면 지구상에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거의 없음을 中공산당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즉 中공산당도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갖게 되면, 김정은 체제를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