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에 물어보고 하자"는 사람들
      
     "2007년 11월 18일 열린 회의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등은 유엔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에 송 장관은 "찬성과 기권 입장을 병렬해서 대통령의 결심을 받자"고 했는데,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왜 대통령에게 그런 부담을 주느냐"면서
    "다수의 의견대로 기권으로 합의해서 건의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계속 합의가 안 되자 김만복 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고, 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다.
     
      송 전 장관은 회의 이틀 후 백종천 안보실장을 통해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테니 인권결의 표결에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하기 바란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고 썼다." (조선 닷컴 2016/10/15)“
     
  •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이미 “반미면 어떠냐?“고 했던 사람이다.
    대통령이 된 후 2004년 11월 'LA 연설'에선
    "자위용이라는 북한의 핵 개발 주장은 
     여러 상황에 비춰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계열의 그런 성향을 익히 알았던 사람들로선 그래서,
    송민순 씨가 회고록에서 밝힌 사실을 접하고서도
    결코 새삼스럽게 놀라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이번 ‘회고록 파문’ 직후 떠들어대는 억지와 궤변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말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유엔 인권결의안과 관련해서는 당시 안보관계회의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도
    남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북의 인권을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색깔공세 하지 말라” 어쩌고저쩌고...
    누굴 애로 보나, 자기들이 북한에 인권개선을 요구하려 했다고?
    그럼 북이 “그래, 우리 인권 개선할 게”라고 말할 것으로 설정했단 소린가?
    변명 치곤 너무 어설프고 유치해 헛우슴밖엔 나오지 않는다. 
     
     운동권을 포함한 이른바 ‘햇볕 근본주의자’들은
    북에 인권문제를 거론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온 친구들이다.
    그런데 뭐, 남북대화에서 북한 인권개선을 논의하려 했다? 푸하하하하,..
    지나가던 소 뿐 아니라 개, 돼지, 닭, 고양이, 쥐, 고슴도치, 산돼지, 너구리...
    모두가 폭소를 터뜨릴 소리 작작 하기 바란다.
    웃자고 한 소리겠지만, 너무 웃다가 애꿎은 사람 죽겠다.
     
     그리고 또 뭐, 색깔 공세 하지 말라고?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지금의 싸움은 이념싸움이다.
    지난 반세기가 이념싸움의 시대였고, 앞으로도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들 스스로 “반미면 어떠냐?“며, 특정 이념과 색깔을 진하게 띠고 나섰다.
    그래서 그 이념, 그 색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런 이념, 그런 색깔 안 된다”고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반론권 행사’ 아닌가?
    왜 자기들은 할 말 다 하고 반대자들은 ‘노(no)' 하면 안 되지?
    그건 공정거래법에 안 걸리나?
     
     바라건대 계~~~속 속내 드러내 보이길!
    일찍이 단군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이르노니, 너희는 항상 정직하라”고.
    어쭙잖은 보호색 띠지 말고 알짜 속셈 드러내기, OK?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