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골적 입장에 당황한 文 "우리끼리 문제"…송민순, 추가폭로 가능성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뉴데일리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 열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까지 논란이 됐던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파장과 청와대의 전격적인 개헌 카드도 하루 만에 묻히는 분위기다.

    특히 야당은 25일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미리 받아봤다는 보도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정부의 국정운영에 비선 실세가 판을 치고 분탕질을 해대는 지금, 박근혜 정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쏘아붙였다.

    추 대표는 이어 "최 씨의 빨간펜에 국정운영이 좌우됐다는 사실을 듣고 '이게 제대로 된 나라고 정부인가' 국민은 참담함을 토로하고 있다"며 "대체 우리 대한민국이 이 정도인가,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대상"이라며 "아무리 현직 대통령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최순실 파문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대북(對北) 파문의 중심에 섰던 문재인 전 대표는 한숨 돌리게 됐다.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송민순 회고록으로 인한 북한 내통 논란으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듯한 모양새였다.

    특히 북한이 위기에 몰린 문 전 대표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북한 결재' 논란은 더욱 격화됐다. 전날 북한은 "당시 남측은 우리(북) 측에 그 무슨 '인권결의안'과 관련한 의견을 (사전에) 문의한 적도, 기권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온 적도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북한은 문재인 구하기에 급급한 모양"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는)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찌질한 거짓말을 더 이상 하지 말라"고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입장 발표에 당황한 듯 "북한은 우리 정치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하지 말라. 누가 북에 물어봤나? 우리끼리 일이다. 새누리당이 쓸데없는 짓을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발끈했다.

    이날 송민순 회고록에 오류가 있다는 문 전 대표의 주장에 송 전 장관이 반박하면서 양측간에는 또 한차례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보면 당시 안보실장이 주재한 회의를 자신이 주재한 것으로 결론 내리는 등 중대한 기억의 착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전 장관은 "문재인 전 대표가 회의에서 주요 발언권을 행사하고 안보 관련 회의를 실질적으로 관장했다"며 문 전 대표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25일 공식 일정을 자제한 채 회고록과 관련한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권 안팎에서는 진실공방이 격화될 경우 송 전 장관이 추가적인 증거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진실공방으로 끌고갈 경우, 송 전 장관이 결정적인 추가 자료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논란이 어디까지 확산할지는 더 두고볼 일"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