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탄핵안 발의해야", 이재명 "하야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주장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뉴데일리DB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뉴데일리DB

    야권 인사들이 '비선(秘線) 실세' 최순실 씨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대통령 탄핵, 하야' 등의 극한 주장을 서슴없이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임기 초반 대선불복 등의 막장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운동권 출신 강경파들이 이번 사태를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26일 최순실 사태에 대해 "엽기적인 그녀들의 국기문란"이라며 "당장 탄핵 표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일단 야당으로서 발의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탄핵 의결은 국회의원 재적의원의 3분의 2가 필요하니까 일단 발의만 해놓으면 여러 가지 정국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야당도 너무 몸 사리는 것을 보이면 국민으로부터 박수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은 공무상비밀누설과 대통령기록물법을 위반했다고 본다"며 "현직이니까 형사소추는 받지 않겠지만, 퇴임 다음 날 검찰 수사를 면하기 어렵고, 형사상 처벌도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친문 (親文·친문재인)인사인 정 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당시 '막말 대포'를 자임하며각종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우리가 부정한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고 외칠 때다.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바꾼애들 감빵으로!' 바뀐애는 방빼, 바꾼애들은 감빵으로!"라는 등의 글을 올려 '대선불복 선봉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26일 "대통령이 하야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해 국가권력을 다 넘기는 게 맞다"며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시사한 이 시장은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더 이상 대통령의 권위를 유지할 수도 없고 지도력도 상실했다"고 대통령 하야를 거듭 요구했다.
  •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의원 트위터
    ▲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의원 트위터

    하야 요구 시위를 공개적으로 벌인 현역 국회의원도 나왔다.

    민노당 출신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비례대표)은 자신의 트위터에 "백남기 농민을 지키고 서울대병원에서 국회 가는 길. 청와대 앞을 지나다가 그냥 갈 수 없었다"며 청와대 앞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야를 요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팻말을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시했다.

    옛 통합진보당 출신인 윤종오·김종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조건 없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대선불복 본능을 되살려 탄핵 움직임에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이날 더불어민주당 긴급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포털 검색어 1,2위에 '하야'와 '탄핵'이 있었는데, 의원들도 여론을 전달하는 과정에 자신의 의견을 섞어서 말한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2012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는 등의 발언을 해 대선 불복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문 전 대표의 이른바 '북한 결재' 논란을 거론하면서, 국기문란의 주객이 전도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비선 운영으로, 조언을 받아 연설문 몇 개 고쳐 쓴 게 이렇게 죽일 죄라도 되는 것이냐"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북한정권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주고 그들과 내통하는 인사들보다는 백 번 천 번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