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대응군 증원, 6개월 동원령→2개월 이내 28개 회원국서 동원 가능케 변경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연합공수훈련 모습. NATO는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들에 비상경계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英BBC의 '2017 NATO 군사력' 영상 캡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연합공수훈련 모습. NATO는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들에 비상경계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英BBC의 '2017 NATO 군사력' 영상 캡쳐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고, 시리아에서는 테러조직 ‘대쉬(ISIS)’ 격퇴전과 예멘 내전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의 서방 압박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회원국에 ‘비상대기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와 ‘데일리 메일’, ‘인디펜던트’ 등 英주요 언론들은 애덤 톰슨 영국군 NATO 대표를 인용 “NATO 회원국 군 지휘관들이 러시아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지상군에게 비상 대기령을 발령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 등 英언론들에 따르면, NATO는 28개 회원국에게서 모두 30만 명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비상 경계령’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대규모 병력 동원에 필요한 시간은 기존의 6개월에서 2개월 이내로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2017년부터는 현재 가동 중인 신속 대응군 5,000여 명에 더해 4,000여 명의 병력을 증원하고, 이들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에스토니아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다 신속 대응군에 이어 투입되는 상설 대응병력 규모도 4만 명으로, 지금의 3배 수준으로 증원하기로 회원국 간에 합의를 했다고 한다.

    英언론들은 “대부분의 NATO 회원국들은 1991년 소련이 무너진 뒤에는 국방 예산과 군사력 규모를 대폭 줄여나간 반면 러시아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열병식에 동원할 정도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英언론들은 러시아 정부가 2008년 그루지야 사태에 개입하고, 남 오세티아와 아브카지아의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했던 일, 2014년 우크라이나와 크림 반도를 두고 충돌했던 사실, 최근 폴란드 접경 지역인 칼라닌그라드에 ‘이스칸다르’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배치한 점 등을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英언론들은 러시아의 압박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NATO 회원국 에스토니아, 폴란드, 루마니아에 신속 대응군을 배치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英언론들은 최근 옌스 쉬톨렌베르크 NATO 사무총장이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러시아가 NATO와 EU 사이에서 군사적 대응 능력에 대해 러시아가 강력한 선전선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한 데에도 주목했다.

    옌스 쉬톨렌베르크 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2000년 이후 매년 국방비를 큰 폭으로 증액했으며, 1990년대 무너진 핵전력 등의 복구와 현대화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고 한다.

    ‘더 타임스’를 비롯한 英언론들은 “NATO 회원국들은 냉전 종식 이래 최대 규모의 집단방위 전력으로 대응 중이며, 회원국들은 보다 많은 병력을 더 짧은 시간 내에 동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옌스 쉬톨렌베르크 NATO 사무총장의 말도 전했다.

    NATO 관계자와 英주요 언론들은 러시아의 對서방 압박에 대해 간략히 보도했지만, 최근 북유럽과 동유럽에서 나오는 소식들은 불길함을 느끼게 한다.

    英언론들이 이번에 보도한, 러시아의 ‘이스칸다르’ 미사일 배치 소식 외에도 북유럽에서는 美해병대를 비롯한 전투 병력 4,000여 명이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부터 배치된다는 소식이 나온 바 있고, 우크라이나에서는 크림 반도를 중심으로 親러시아 반군이 다시 공격을 재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외신도 들려오고 있다.

    즉, 현재 세계는 이라크-시리아, 예멘 외에도 한반도 주변, 남지나해 주변, 동유럽에서 점점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재정절벽’으로 인해 군사력을 급격히 감축 중인 미국이 세 군데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분쟁에 제대로 개입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