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민주 국민 
    비상시국선언(案)

      자유민주주의 시민사회는 오늘의 엄중한 시국과 관련해
    일정한 태도를 설정하고 표출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민사회는 물론 한 가닥일 수 없다.
    그러나 다양성 가운데서도 큰 틀의 공통분모는 추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민사회가 다음과 같은 안(案)을 중심으로
    대체적인 의견의 접근을 시도할 수는 없을까?

  •   1.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와 실망에 ‘정당한 이유 있음'을 절감하고,
         그 인식을 국민 앞에 진솔하게 고백해야 하며,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2.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를 포함해 모든 사안은
         헌법적 절차와 합헌적 법규에 따라 수행돼야 한다.

     3.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기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벌적(可罰的)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날 경우
        원내 각 정파들은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할지의 여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4. 국민은 자유롭게 찬-반 의사를 표출하고 집회-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
       다만 폭력, 불법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 공권력은 주어진 직권을 남용해선 안 되고,
       법질서 유지의 직무도 유기(遺棄)해선 안 된다.

    5. 정치권은 국민의 찬-반 의사를 성실하게 경청해야 한다.
       다만 대의제 민주주의의 책임과 리더십을 방기하거나,
       국가적 위기를 정파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 해선 안 된다.

     6. 검사들은 권력의 시녀가 돼선 안 되고, 법관들은 다중(多衆)의 위력에 영합하거나
        정치적 고려를 해선 안 된다.

     7. 여당은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소승적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주의-보수주의-공화주의-세계시장-리버럴 개혁주의 등,
        자유민주 체제의 몇 개 기본 노선들의 공통분모를 추출해
        그것을 중심으로 대승적 헤쳐모여를 해야 한다.
        공통분모를 정히 추출할 수 없으면 해체와 소멸이 불가피하다.

     8. 야당은 박근혜 정권이 사실상 수명을 다했음을 선언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모든 결판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지을 생각을 하기 바란다.
       지금부터 대선 때까지를 과도기로 설정해, 그 기간에는
       여-야 합의로 추천하는 국무총리가 '국내정치적으로 공정한' 관리내각을 운영하도록
       합의할 것을 희망한다.

     9. 과도기 내각의 경우에도 외교 안보 국방 대북 정책의 기조는 차기 대선 떄까지는
        현 정부의 그것을  승계하도록 하는 데에 원내 정파들이 유보적 양해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야당이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외교 안보 국방 대북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충분히 존중한다. 다만 그 반대의 정책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구현하겠다는 것을 야당이 양해하기를 희망한다.

     10. 언론 매체들은 사실-진실-정의감에 충실해야 할 고유사명과 함께,
         자유-민주-공화의 헌법질서 유지와 국민통합의 요청에도 함께 부응할 것을 희망한다.
         이 2중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어려움이야말로 언론인의 피할 수 없는
         시지푸스적 숙명 아닐까?

     11. 일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 애국 충정에
          신뢰를 표하면서, 그 열정이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쏟아 부어질 것임을 확신한다.

     12. 이상의 안(案)에 관해 시민사회와 원내의 자유민주 개개인들이 조속한 시일 안에
          대체적인 합의를 할 수 있기를 필자 개인 자격으로 제언한다.
          생각하는 사람들, 걱정하는 사람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호응을 대망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떠내려갈 수도 없고, 떠내려가서도 안 된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