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농장에서 가장 살찐 게 ‘사람돼지’…버릇없는 돼지 X끼” 등 조롱
  • ▲ "이 아이래 태어나서 '사람돼지'를 처음 본 모양이구만"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돼지'에 비유, 조롱하는 유행어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이 아이래 태어나서 '사람돼지'를 처음 본 모양이구만"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돼지'에 비유, 조롱하는 유행어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중국인들은 김정은을 가리켜 ‘세번째 김씨 돼지(金三豚)’라고 부른다. 이제는 북한 주민들, 심지어 충성도가 가장 강하다는 평양에서도 김정은을 ‘돼지’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5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빗댄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김정은이 현지시찰을 하고 나면 유행어가 새로 생긴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나이 많은 간부를 함부로 대하고 죄인 취급하는 김정은을 가리켜 ‘무능한 철부지’ ‘버릇없는 돼지’라고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8월 김정은이 평양 대동강 돼지 공장을 현지 시찰한 내용이 TV로 방영된 뒤 김정은을 돼지에 비유하는 유행어가 퍼지기 시작했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돼지 공장 현지시찰을 보고 ‘친구끼리 만나서 반가운 거 같다’거나 ‘돼지 농장에서 사람돼지가 제일 무거워 보인다”고 김정은을 조롱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평양 시내에서도 김정은을 ‘돼지’에 빗대 조롱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마당 등에서는 살찐 짐승을 가리켜 ‘지도자급’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평양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서는 심각한 전력난 탓에 공공시설은 물론 일반 가정들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때문에 ‘조선은 태양을 믿고 산다’는 유행어가 등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자칭 태양’인 김정은 일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전력난을 태양광 패널로 해결하면서, 진짜 태양이 김정은보다 훨씬 낫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평양에서도 인기가 많은데 주민들은 이를 보고 “우리 ‘태양의 민족(김일성 민족)’은 매일 굶고 고생하는데 차라리 저런 ‘태양의 후예’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에서 김정은을 조롱하는 말이 유행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북한 주민들도 외부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른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이야기를 보면, 김정은의 통치 방식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과 우려는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해 노동당 고위층을 무자비하게 총살한 것을 두고 주변의 측근도 믿지 않는 ‘이기주의 정치’ ‘의심정치’를 펼치고 있으며, 나중에는 김여정의 남편도 장성택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고 한다. 선전매체를 통해서는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실제로는 자기 가족을 위해 국가자원을 사용하는데 대한 반감이 심하다는 설명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시각과 생각이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북한 내에서 김씨 일가의 이름도 함부로 부르지 못했지만, 이제는 ‘최고존엄’을 ‘돼지X끼’라고 부를 정도로 체제의 권위가 추락했으며, 주민들 또한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통해 외부세계의 소식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