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근로자 출퇴근용 버스 290여 대, 건설 중장비 등 철수 때 그대로
  • ▲ 美위성기업 '디지털 글로브'가 '구글어스'를 통해 공개한, 2016년 10월 6일 촬영한 개성공단의 모습. 사람이나 장비의 움직임이 안보인다. ⓒ구글어스 화면캡쳐
    ▲ 美위성기업 '디지털 글로브'가 '구글어스'를 통해 공개한, 2016년 10월 6일 촬영한 개성공단의 모습. 사람이나 장비의 움직임이 안보인다. ⓒ구글어스 화면캡쳐


    지난 3월 북한이 한국 측 인원을 전원 추방한 뒤 폐쇄된 개성공단에는 거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상업용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10월 5일 촬영, 11월 16일 ‘구글 어스’에 공개한 사진을 통해 개성공단의 최근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개성공단 내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트럭이나 버스 등 각종 차량과 장비의 위치도 지난 3월 개성공단이 폐쇄되었을 때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 측 개성공업관리지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던 버스는 290여 대였다고 한다.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버스 가운데 일부만 위치가 바뀌었다고 한다.

    또한 개성공단의 공사현장에 남아 있던 중장비들도 지난 3월 한국 측 인원이 철수할 때 위치에 그대로 서 있다고 한다.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들의 주차장에 있는 차량들도 마찬가지로 움직이지 않고 몇 달 째 같은 자리에 서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은 지난 9월 함경북도 수해 현장에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했지만, 개성공단 내에 있는 레미콘, 덤프트럭 등 한국 자산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하던 ‘개성공단 폐쇄 후 군부대 배치’ 주장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움직임도 찾지 못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설명했다.

    반면 개성공단 바깥쪽에 있는 마을에는 주민들이 걸어 다니고, 논밭에서 수확을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 개성공단의 현재 모습은 김정은 집단이 향후 한국의 정권교체에 대비해 개성공단에 있는 장비와 물자를 전용(轉用)하지 않은 게 아닌가 추정된다. 김정은 집단이 개성공단의 물자를 함부로 사용하는 모습이 드러날 경우 이 지역을 다시 가동하려 해도 한국 내부의 반발이 거세져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공위성으로는 각 공장 내부의 설비나 제품 등의 변동은 알 수가 없어 실제 북한이 개성공단의 한국 측 물품에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려면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 측이 개성공단의 물자와 설비 등에 대해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거액의 보상금에 대해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보인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2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북한 김정은 집단은 이에 반발해 2월 11일 한국 측 인원에 대한 강제추방을 통보했다. 그리고 3월 10일에는 개성공단 내 한국 측 자산을 모두 청산할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공단을 폐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