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개헌론자'는 누구…문재인·안철수에 날 세워 "두 사람이 마음 비워야"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개헌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그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개헌을 거듭 주장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개헌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그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개헌을 거듭 주장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야당에 개헌을 거듭 촉구했다.

    '최순실 사태'를 돌파하기 위한 출구로 개헌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같은 자리에서 개헌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벼락치기로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느냐"고면서 비판하면서 야당과의 전선을 분명히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복잡할수록 헌법적 가치를 끌어안고 나가야 한다"면서 "개헌이 답"이라고 못 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5년 대통령 단임제의 수명이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시기"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새 헌법을 만드는 데 (야당이)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이끄는 두 정치 지도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리고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자 한다. 여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와 손을 잡고 합법 정부를 무너뜨리겠다는 위헌적 구성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몸담은 사람과 국민 대다수가 개헌되겠냐고 체념하는 이유는 단 하나"라면서 "스스로 자리에 대통령의 자리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안철수·문재인 전 대표가 욕심을 버리겠느냐는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조기 대선을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면서 "새 헌법에 따라 박 대통령의 임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5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개헌하면서 부칙 등에 현행 대통령 임기를 앞당기는 조항을 함께 첨부해 조기 대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군중과 손을 잡고) 벼락치기로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가"라면서 "두 분이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 측근 비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장외투쟁에 나선 바 있다.

    이 요구에 따라 대통령이 만일 하야하게 되면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를 검증할 시간이 사라져 '벼락치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비판이 정치권 일각에서 뒤따랐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는 "문 전 대표야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에게 전해진 거액의 자금 때문에 비극적 선택을 한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분이 아니냐"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반 개헌세력'으로 규정하며 대야(對野) 전선을 분명히 한 셈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 역시 지원사격에 나섰다. 권 의원은 "사석에서는 야당 의원님들도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낸다"면서 "그런데 의견을 내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당 지도부 입장이 개헌을 논의하기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면에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대통령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섣불리 개헌 논의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야권이 개헌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쥔다면 모든 권력을 움켜쥐게 되는데, 개헌해 분권을 하게 되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갖는 권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앞서 야권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개원을 하면서 '개헌'을 언급하고, 19대 국회에서도 줄곧 개헌론자로 분류됐던 우윤근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바 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최장집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광장의 분노를 정치권에 그대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광장의 목소리는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 광장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어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민주주의는 민주적 선출에 의해서만 발전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촛불(집회)이 1987년 항쟁보다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면서 "국민은 (1987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면 정부가 더 민주적으로 운영될 것이라 믿었지만, 실제로 정부를 운영하는 방식도 민주주의적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