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향한 희망의 메시지… "위기 극복하고 나라 발전시켜야"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혼란에 빠진 정국의 수습은 대통령 탄핵 등 헌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의 김영삼 전 대통령(YS) 묘역을 참배했다. 22일 YS의 서거 1주기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먼저 참배를 한 것이다.

    YS 묘역에서 참배한 뒤, 차남 현철 씨를 만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위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후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현 정국에 대한 소회를 간략히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촛불)시위에 나온 사람이나, 나오지 않은 사람이나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이 나라는 선진국 문턱까지 온 민주주의 국가"라며 "가슴이 답답하지만 헌법적 절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헌법적 절차를 강조한 것은 촛불시위 현장에서 난무하는 '하야' 요구 등 초(超)헌법적인 방식보다도, 우리 헌법 제65조에 규정한 소정의 탄핵 절차에 따라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국정의 혼란이 질서 있게 수습돼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정국 수습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나오면서,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정국 수습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탄핵과 탄핵 사이'에 재임했던 대통령으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후임 대통령은 모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돼 직무가 정지되거나, 그렇게 될 가능성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임이던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국회의원 193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돼 직무가 정지됐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같은 해 5월 14일 탄핵소추를 기각함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임인 제18대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될 위기에 몰려 있다. 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38석)이 이날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했고, 새누리당 내의 비박계 의원 32인도 전날 탄핵 추진 의사를 나타냈다. 여기에 정의당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12인을 합하면 203명으로 탄핵소추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달성하게 된다.

    전임자와 후임자가 모두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하거나 당할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임기 5년 동안 국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통치를 해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력과 경륜은 재조명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12년 만에 다시 목격할 상황에 놓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혼란에 빠진 정국을 우려하면서도, 국민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여러분들도 다 똑같지 않느냐"며 "우리나라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까지 왔는데, 이 위기를 또 극복하고 나라를 발전시켜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