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나서 "촛불 더 높게, 지치지말고 끈질기게" 호소… 장기투쟁 독려
  • ▲ 2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란히 앉아있다.ⓒ뉴시스
    ▲ 2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란히 앉아있다.ⓒ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물러날 때까지 촛불 더 많이 들고, 더 높이 들어야 한다"며 정권 퇴진운동 확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치지 않아야 한다. 끈질기게 해야 한다"고 시위자들을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우리는 촛불을 더 높이 들 것이다. 그렇게 해 주시겠느냐"고 지속적인 촛불투쟁을 선동했다.

    이날 시위에는 눈·비 등의 궂은 날씨에도 불구, 주최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약 26만명(오후 7시 기준)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문 전 대표는 시위에 참가한 당원들과 시민들을 향해 "새누리당 어느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질 것이라고 했다는데 오늘 200만 촛불은 구악을 불태우고 세상을 바꾸는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며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든 탄핵으로 끌려 내려오든 퇴진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군대 안 가고, 세금 안 내고, 위장전입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방산비리하고, 반칙과 특권을 일삼고, 국가권력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삼은, 경제를 망치고 안보를 망쳐 온, 이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고 열변을 토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세월호 참사 때 아이들의 생사를 걱정하는 대통령은 없었다. 유족들을 보듬어주는 대통령은 없었다"며 "메르스 때 국민들 건강을 걱정하는 대통령은 없었고, 백남기 농민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대통령은 없었다"고 박 대통령을 원색 비난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노변격문-시민과의 대화'에선 "개성 공단 폐쇄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린다. 이제야 의문이 풀리는 '그 배후에 최순실이 작용 했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며 개성공단 폐쇄 결정도 최순실이 배후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또 "그야말로 박근혜 정부 4년간 아니 이명박 정부까지 합쳐서 지난 9년간 새누리당 정권이 가장 잘못한 것이 이렇게 안보 말아먹고 남북관계 파탄낸 것"이라며 "누가 안보 잘하나. 새누리당인가, 더불어 민주당인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안보, 남북관계 훨씬 좋았다. 정권 바꿔주실 겁니까"라고 정권교체를 호소하기도 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촛불집회 현장을 사실상 대선운동의 장으로 여기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 26일 오후 광화문 촛불집회 모습ⓒ이종현 기자
    ▲ 26일 오후 광화문 촛불집회 모습ⓒ이종현 기자

    이날 현장에는 문 전 대표 외에도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참석해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 대통령 한 사람의 하야만으로 우리가 만족할 수 없다"며 "이번에 국정농단 세력과 박 대통령의 부역세력, 정경유착 세력을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을 엄호한 새누리당은 마지막 책임을 다해야 한다. 탄핵안에 협조해야 한다"며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 200명 확보를 위한 여당 의원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탄핵 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법·예산·제도를 만들겠다"며 "12월 초 탄핵 통과를 위해 탄핵 참여 의원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이 입으로는 '탄핵'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탄핵보다는 촛불 정국을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 적잖이 나온다.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한 국정혼란과 촛불정국을 대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 거부 의사를 내비친 상황에서, 제1야당이 탄핵 추진보다는 장기적인 길거리 투쟁에 올인할 뜻을 시사함에 따라 광화문 촛불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