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中, 남미 좌익 등만 ‘조의’…캐나다 트뤼도 총리 ‘조의’ 말했다 ‘역풍’
  • ▲ 1986년 4월 北평양을 찾은 피델 카스트로를 맞이한 김일성. 피델 카스트로는 '반제국주의'를 외치면서 자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착취한 독재자였다. ⓒ브라질 北체제 선전매체 화면캡쳐
    ▲ 1986년 4월 北평양을 찾은 피델 카스트로를 맞이한 김일성. 피델 카스트로는 '반제국주의'를 외치면서 자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착취한 독재자였다. ⓒ브라질 北체제 선전매체 화면캡쳐


    지난 25일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간) 쿠바 정부는 피델 카스트로 前국가평의회 의장이 90살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20세기의 대표적 독재자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쿠바와 오랜 기간 ‘혁명동지’를 운운하며 ‘커넥션’을 가졌던 북한은 애도를 표시하면서 11월 28일부터 사흘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세계 각국의 ‘자칭 진보 정권들’ 또한 카스트로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했다.

    한국 정부 또한 ‘좌익 성향’인 걸까. 28일 정부는 피델 카스트로의 죽음에 대해 “한국 정부는  피델 카스트로 前의장의 ‘서거’에 대해 쿠바 국민과 정부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쿠바의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입장은 ‘외교부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이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 정부는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장례 일정 등을 고려해 적절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공식 조전’을 보내는 등의 후속조치를 할 뜻임을 내비쳤다.

    일부 매체는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 “쿠바는 미수교국이지만 우리 정부가 수교를 추진 중이고, 공산혁명 지도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 때문에 정부는 조전에 넣을 표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명의로 조만간 공식 조전을 쿠바 정부에 발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피델 카스트로 사망과 관련해 ‘조문단’을 보낼 지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공식 조문단 또는 조문사절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현재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과 관련해 서방 주요국이 보이는 태도와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발언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피델 카스트로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뒤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 국민을 위해 거의 반세기를 봉사한 전설적인 지도자로, 논란이 있지만 그의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 쿠바 국민에 대한 그의 크나큰 헌신과 사랑을 인정할 것”이라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캐나다 국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1950년대 당시 대지주와 소작농으로 자산 양극화가 심각하기는 했지만, 중남미 국가 가운데서는 비교적 잘 사는 편에 속했던 쿠바에서 “기득권 세력을 제거하고 체제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며 두 차례의 ‘무력혁명’을 시도했다.

    첫 시도에서 붙잡힌 그는 당시 바티스타 정권이 2년 후 특별사면을 해줬음에도 다시 ‘무력혁명’을 시도, 1959년 집권한다. 두 번째 ‘무력혁명’에는 ‘체 게바라’도 함께 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 공산혁명을 일으켜 ‘종신 독재자’가 된 뒤, 언론을 탄압하고 자신에게 반대했던 사람 1만 5,000여 명을 ‘혁명화’라는 명분으로 ‘강제수용소’에 집어넣거나 학살한, 잔인한 독재자였다. 사람들을 학살하는 과정에서는 ‘즉결처형’과 ‘인민재판’도 빈번하게 벌였다는 기록들도 많다. 캐나다 국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들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성명을 비난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좌익 진영들만 피델 카스트로의 죽음에 애도를 표할 뿐이다. 오히려 카스트로 독재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와, 美플로리다에 정착한 쿠바계 난민들은 그의 사망소식을 듣고 거기로 뛰쳐나와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이런 독재자에게 공식적으로 애도를 표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누가 피델 카스트로를 비난하느냐”며 그의 편을 드는 곳은 북한이나 中공산당과 같은 독재체제 뿐이다.

    이런 독재자의 죽음에 한국 정부가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