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돌며 시국대화 나선 文 "개성공단도 최순실이 폐지"…근거는?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뉴데일리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뉴데일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시국대화를 명분으로 상지대 출입을 시도했으나 학교 측의 반대로 문전박대를 당했다.

    상지대는 교무위원 성명서를 통해 "정치인들이 교육기관인 상지대를 학교 본부와 상의도 없이 무단으로 방문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라며 문 전 대표의 출입을 거부했다.

    상지대 교문 앞에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 '선동 정치인의 출입을 거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4 항은 '교육의 자주성 · 전문성 ·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헌법적 가치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문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전국 각지의 대학, 거리를 떠돌며 시국대화를 빙자한 무책임한 정치행보에 몰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열린 '숙명여대 학생과 함께하는 시국대화'에서 "(촛불집회) 그 한 가지 프로그램만으로는 국민도 지칠 수 있어 여러 다양한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숙대가 처음 시작한 동맹휴업, 이런 것도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휴업투쟁을 독려했다

    그는 또 "촛불집회를 통한 항쟁을 좀 더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비상시국회의 같은 구성도 필요하다"고 수위 높은 발언도 했다.

    지난 25일 경기대 등 수원지역 대학생들을 찾아가 "개헌을 경계해야 한다. 교묘한 물타기가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 28일에는 대전대·배재대·충남대·카이스트·한밭대 등 대전지역 대학생과의 시국대화를 가지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또 대구를 찾아 경북대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동성로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당시 "다음 대선에서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 후보라면 대구경북에 자주 와서 인사드리고 민심에 다가가야 한다"며 마치 선거운동을 하러 온 후보자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통령이 결단만 내려준다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며 국민의 분노를 무시한 채 자신이 마치 대권을 잡은 것처럼 오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길거리 피아노', '문재인과 인파속으로 노변격문'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지난 26일 홍익대 앞 시민과의 대화에서 "200만 촛불은 구악(舊惡)을 청산하고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며 "군대 안 가고, 세금 안 내고, 위장 전입하고, 국가 권력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삼은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한 미군 배치에 대해 "누구에게 요청받은 적도, 협의한 적도, 결정한 적도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격적으로 발표했다"며 "개성공단 폐쇄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의문이 풀린다. 그 배후에 최순실이 작용했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 결정도 최순실이 배후라는 주장인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전형적인 '묻지마 의혹 폭로'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한미 양국이 내년까지 배치키로 합의한 사드, 개성공단 폐쇄에도 최순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무효화시켜야 한다'는 급진좌파 일각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엄중한 시국에 국민 생명에는 위협이 되고 북한정권에는 도움이 되는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을 하는 배경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뉴데일리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는 정치권의 개헌론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 대열에 혼선을 주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며 "이번 정국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이용하려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한 한 비주류 의원은 "그 사람들(친노 세력)은 자신들의 주장만이 항상 옳고 정의(正義)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 친노(親盧) 특유의 DNA를 갖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문 전 대표가 비합리적·비상식적인 발상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른바 '문재인 문고리 권력'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동안 문고리 권력이라고 불리는 '삼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이 문 전 대표의 비선(秘線)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얘기다.

    최근에는 각종 막말과 논란을 야기해 지난 4월 총선에서 컷오프되거나 낙선 된 정청래 전 의원 등이 신친문(新親文) 그룹을 형성해 문 전 대표를 돕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문(親文)식 문고리 권력으로 패권정치를 일삼고, 계파싸움으로 인한 야권분열을 야기했음에도,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문고리 권력에 갇혀 야권을 분열시키고 국가적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하는 문 전 대표가 도대체 무슨 가짜 보수를 불태우고 또 어떻게 국가를 통합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전 대표는 전국을 떠돌며 항쟁 선동 운동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 과거 대북관계에서 국가위기 사태를 초래한 적은 없는지 깊이 반성해볼 때다.  

    최순실 정국을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며 무책임한 언행을 이어갈 경우 냉엄한 국민의 분노가 문 전 대표에게 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